월곡동성당 게시판

깜.복.기 4/9(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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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진 [petrojin] 쪽지 캡슐

2004-04-09 ㅣ No.3189

다해 성주간 금요일

 

복음 : 요한 18,1-19.42

 

"보라 십자 나무~..."

 

대역 죄수로 심문을 받는 동안 예수님은 자기 변호라고는 없이 침묵으로 일관하셨습니다. 가끔 말씀을 하시더라도 대답을 피하는 말씀만 하신 셈입니다.

실은 그 침묵이 모두를 도리어 더 날카롭게 심문하고 있습니다. 진리를 냉소하는 빌라도를, 민족 이기주의에 갇힌 가야파와 그의 무리들을, 자신들의 입지를 지키기 위해 예수님을 배척하던 율사와 바리사이들을, 끝까지 함께 할 것 같던 제자들까지도...

 

그 침묵이 오늘 우리에게도 묻고 있습니다. 너는 네 십자가를 어떻게 짊어지고 가느냐?

예수님 자신도 시련을 겪으셨습니다. 예수님은 하지만 역설적으로, 죽음으로써 살아 계신 분이 되셨고, 그리하여 만인 위에서 각자를 심판하는 무언의 진리로 자리잡고 계십니다.

 

십자가는 실패가 아니라, 오히려 승리입니다.

십자가는 좌절이 아니라, 오히려 영광입니다.

과연 나는 십자가 뒤에 숨겨진 영광을 볼 수 있는 눈을 가지고 있는지 반성해 보게 됩니다. 혹 십자가를 안 보려고 눈을 가리고 살아오지는 않았는지...

자, 눈을 크게 뜨고 다시 한 번 십자 나무를 봅시다. 거기에 예수 그리스도가 아닌 내가 달려 있는지요? 아직도 예수님을 거기에 매달아 놓고 있지는 않습니까?

 

지금 이 시간 주님의 고통에 동참하여 제 자신도 죽고 싶어집니다. 얼른 제 자신을 죽여야 주님께서 부활하실 수 있겠군요...

"나의 주님, 제가 당신을 대신해 매달릴 수 있는 바보 사제가 되게 해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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