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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도 제 안에 사시옵소서(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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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제중 [kjj6502] 쪽지 캡슐

2003-12-15 ㅣ No.2279

  그리스도 제 안에 사시옵소서  1

 

 

 

 

 

사랑하는 분이 제 마음의 문을 두드리십니다.

 

오늘은 기꺼이 당신께 문을 열어드립니다.

 

들어오셔서

 

이 비천한 자와 함께 있어주소서.

 

사람들이 버리고 세상이 버린 이 비천한 자와

 

함께 머물러 주십시오.

 

죄송합니다.

 

사랑하는 분이시어.

 

제가 당신에게 이제껏 문을 열어드리지 못해

 

들어오시지 못했음을 용서하소서.

 

 

 

믿기지 않습니다.

 

제가 무엇 가진 것이 있어 당신을 만날 수 있겠습니까?

 

이 세상에는

 

제 자리 하나 없는데

 

저는 작가도 아니고

 

시인도 아니고

 

화가도 아니고

 

음악가도 아닙니다.

 

저는 기술자도

 

과학자도 아닙니다.

 

저는 더구나

 

정치가나

 

교육자

 

언론인

 

경영인도 아닙니다.

 

 

 

저는 이제

 

세상이 말하는 일개 노인

 

세상이 밀어낸 보잘 것 없는 노인입니다.

 

 

 

세상이 버린 제게 무엇이 있어

 

사랑이신 당신을 모실 수 있다니

 

믿기지 않습니다.

 

그러나

 

믿습니다.믿습니다.

 

마음이 있고

 

마음에 문이 있다는 것을

 

그 문 앞에서 당신이 제 안에 들어 오시고자

 

문을 두드리고 계셨다는 것을

 

믿습니다.

 

 

 

사랑하는 분이시어.

 

제 마음이 말구유 같다한들

 

추운 겨울 벽난로 하나 없고

 

짚으로 만든 울타리뿐 유리창하나 없어

 

바람이 새어 들어와 말구유 같다한들

 

당신이 자꾸 두드리시니

 

송구스럽지만 들어오십시오.

 

그것이 제 소망입니다.

 

간절한 바람입니다.

 

 

 

사랑하는 분이시어

 

여기 누추한 지프라기에 앉으십시요.

 

제가 당신의 품에 안기겠습니다.

 

슬픔 마음을 드리오니 기쁨으로 바꾸어주소서

 

제가 당신께 드릴 수 있는 것이 무엇이오니까?

 

당신이 제게 주신 자유를 당신께 드리겠습니다.

 

제 의지를 당신께 드리겠습니다.

 

기꺼이 제 몸과 마음 당신께 드리겠습니다.

 

순교하신 고조 할아버지님과

 

할아버지 신부님처럼

 

제 몸과 마음을 당신께 드리겠습니다.

 

이제사 마음이 넓어지고

 

끝없는 제 恨이 풀립니다.

 

 

 

 

 

주님

 

저도 당신 안에 머물겠습니다.

 

 

 

 

 

영원에 모래알보다도 작은 삶속에서

 

만나 사랑하는 분 제 님이시여

 

이보다 더 큰 기쁨이 어디에 있겠나이까?

 

 

 

제 머리엔 향기름

 

제 술찬 넘쳐 흐릅니다.

 

 

 

 

 

 

 

         그리스도님 제 안에 사시옵소서  2

 

 

 

 

 

 

 

그리스도께서

 

사실 수 있는 곳이 제 안에 있음을 아는 아침입니다.

 

 

 

토란잎에 영롱한 물방울만 보아도 놀라운데

 

동편에 해가 솟아  우리를 비추는 것도 놀라운데

 

 

 

그리스도께서 제 안에

 

잠깐 다녀가시는 것이 아니라

 

놀러오시는 것이 아니라

 

슬쩍 드려다 보고 가시거나

 

지나만 가시는 것이아니라

 

아주 오셔서 사신다는 것은

 

사랑입니다.

 

제 평생 목말랐던 사랑입니다.

 

사랑입니다.

 

사랑입니다.

 

사랑입니다.

 

.........

 

........

 

 

 

제 안에 무엇 좋은 것 하나 마련한 것이 없는데

 

제 안에 TV

 

커피 잔 하나

 

쇼파

 

그럴싸한 책 한권 없는데

 

저는 아무 것도 아닌데

 

그리스도께서 제 안에 오셔서 사신다함은

 

믿을 수 없는 일입니다.

 

교수 신부님이 강단에서

 

수없이 이야기 해도

 

제귀에는 한마디도 들어오지 않던 말씀입니다.

 

지평선 너머 그 너머에서 희미하게 나는 소리만도 못했습니다.

 

그리스도께서 저를 사랑하신다는 말씀이

 

 

 

신세 한탄이나 하고

 

팔자 타령이나 하고

 

빈정되고 분노하고

 

그렇게 60년 세월 보냈습니다.

 

 

 

어제 저녁에서야

 

서울에도 북한산에도

 

한강에도

 

파리와 몽마르뜨에도

 

몽부랑에도 당신의 사랑이

 

흘러 넘치고 있었음을 느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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