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산2동성당 게시판
ㄹㄹㄹㄹ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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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손녀딸 아이가 있습니다. 요즈음 첫영성체 교리를 받고 있습니다. 이름은 "양정현 안나" 라고 합니다. 엊그제 성당에서 안나를 만났어요. 막 교리 공부를 하고 나온 아이의 얼굴은 마치 천사의 얼굴같았습니다. 성체를 영하고 싶은 소망을 가까이에 둔 아이는 행복해 보였습니다.
막내를 키운뒤 이십여년 만의 손녀의 탄생은 나의 집안을 활기롭게 했습니다. 온 가족의 관심과 사랑은 아기에게 집중되었고 아기는 어른들의 기대를 넘는 행복을 가정안에 선물 했어요 비교할 수 없이 큰 하느님의 선물이었지요, 아기가 뒤뚱뒤뚱 걸음마를 시작 할때 였습니다. 아이를 데리고 미사를 드리는중에 영성체를 모시러 나가야 되는데 어쩔 수가 없어서 앞세우고 나갔습니다. 막 성체를 영하고 돌아서는데 갑자기 아이가 다리를 버티고 벌러덩 누우면서 큰 소리로 울음을 터트리는 것이었어요. "아가꺼!" 하고, 당항해서 가슴에 안아주며 나에 볼로 우는 아이의 입을 막고 밖으로 나갔어요. 아기는 "아가꺼!" 를 되풀이 하면서 설 업게 울었어요. 그 내심을 알아본즉 무엇인가를 어른들 끼리만 먹고 자기만 따돌림 받는 서러움 이었어요. 하느님께서 정현이를 얼마나 예쁘게 보실까? 나는 아이를 가슴에 꼭 안아주었습니다.
그리고 너댓살이 되었을 어느날 안나가 동생과 과자를 먹고 있었는데 눈여겨 보니 그냥 먹는것이 아니고 두 손을 모은 동생에게 과자를 얹어주며 "ㄹㄹㄹㄹ몸" 하면 동생은 공손히 받아먹으며 "먼"하는 것이었어요.무엇하느냐고 물었더니 "그거- 어 성당에서 아저씨가 주는거_ 어" 하는것이었어요. 깜짝 놀랐어요. 발음도 똑똑하지 못한 아이들이 입을 오물거리는 천진한 모습에 예수님의 얼굴이 겹쳐 보였어요.
얼마나 지났을까? 방학이 되어 다시 아이와 함께 미사참례 할 기회가 있었는데 아이는 영성체에 대한 호기심을 잊지도 않고, 제발 조금만 달라고 검지 손톱 끝을 조금 보이며 애원 하더군요. 할머니의 약한 마음이 조금만 주어도 하느님이 이해 하실것만 같은 유혹이 생겼지만 잘 이겨내고 열살까지 기다리기로 했습니다.
그러던 아이가 내일이면 그토록 소망하던 첫 영성체 를 한답니다. 축하해 주세요. 꽃 보다 아름다운 나의 손녀 안나가. 첫 영성체를 받아 모시며 하느님을 몸 안에 모시게 되었습니다. 안나가 드디어 "ㄹㄹㄹㄹ몸" 을 모시면서 예수님과 함께하는 자의 참 행복을 알며 살아가기를 기도 해 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