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유골 자유 게시판

우리를 반대하지 않는 사람은 우리를 지지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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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규태 [gwingsun] 쪽지 캡슐

2000-02-24 ㅣ No.337

관용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자기들과 함께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예수의 이름으로 귀신을 쫓아내는 사람이 있다고, 예수님이 사랑하시던 제자 요한이 예수님께 고자질을 합니다.

 

요한이, 자기들 무리 ’밖의’ 사람인데도 기적을 일으키는 사람을 보았을 때, 충격이 얼마나 컸을까요. 토요일 저녁에, 그 재미있는 스타크래프트를 포기하고, 속도 안나오는 굿뉴스로 들어가서, 대화방에서 ’수유골 정팅’이란 방에 들어갔더니, 저~기 강원도 산골, 지도에도 없는 ’수유골 공소’ 사람들만 모여있을 때 느낌과 비슷하겠지요. 황당하고, ’뭐 이런 게 다 있나’ 싶었겠지요.

 

보통 사람이었다면, 이럴 때 그냥 ’오늘은 똥밟은 날이군’ 하고 물러나겠지만, 요한은 예수님의 제자답게 행동합니다. 당당히 방장에게 귓속말을 합니다. ’여긴 우리 수유동 사람들만 와서 대화하는데야 -실제로 그렇다는 얘기는 아닙니다.^^- !! 방이름을 바꾸던가, 아니면 접속 끊어!!’ 그런데, 그 ’수유골 정팅’ 방장은, 딱 한마디 합니다. "니가 가!!"

 

이렇게 되면, 방법은 한가지 뿐입니다. 절대 물러설 순 없지요. 당장 우리들이 사랑하는 김대근 신부님께 전화해서, "신부님, 대화방에 웬 강원도 촌놈들이...!!" 하고, 하느님이 주신 신부님의 권위로 저 사이비 수유골에 불벼락을 내려주시기를 청해야 합니다.

 

우리들이 사랑하는 김대근 신부님이 그렇게 하실까요? 굿뉴스 운영자에게 강력히 주장하여, 강원도 수유골 사람들 아이디를 없애고, 그 대화방 안에 있던 사람들에게는 "내일 아침 당장 고백성사를 보시오! 감히 수유동을..." 이런 조치를 취하도록 하실까요?

 

당근 아닙니다. "내버려 두세요~ " 하시겠지요.

 

나 혼자만 예수를 믿고 있는 것도 아니고, 내가 예수를 믿고 따르는 방식만이 옳다고는 말할 수 없습니다. 교회공동체 안팎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자신과 세상의 구원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요. 요한과, 그 이름모를 ’바깥 사람’과, 나의 차이는 자신감이라 생각합니다.

 

요한의 ’내가 진정한 예수의 제자요’ 할 수 있는 자신감과, 요한의 반대와 협박(분명히 있었을 겁니다)에도 굴하지 않고 제 할 일을 하는 ’바깥 사람’의 용기가 부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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