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성당 게시판
주보 7면 용마루 골 소식 106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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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그래도 36살은 좀 너무 했어...
한 사제님이 36살로 생을 마감했습니다.
그럴리가...
이미 확증된 사실인데도 "그럴리 없다.."
기정 사실 인데도 그럴리가 없다..
어제와 다른 건 아무것도 없는데 단지 이곳에
있었던 사람이 한분 안보인다는 사실에 계속 부인을
하고 싶은 심정입니다.
여러가지 변명의 말을 생각해봅니다.
아마도 하느님이 요즘 무척 심심하셨나보다...
그래서 이 땅에 있는 가장 유모어 있고 넉넉하고.
누구의 말이나 잘 들어줄 것 같은 사제 한명을
뽑아 데려가신것 일것이다..
변명거리를 찾느냐 슬픔은 뒤에 있었습니다.
파푸아뉴기니아에 가시기 전 잠깐의 만남으로 인해
" 왜 신부님이 되셨어요? 하는 통상적인 물음에
대답은 "여러 사람을 더 사랑하기 위해서라는..."
대답이셨습니다.
가시면서 하시는 말씀이 이곳 이땅의 사제보다는
몸이 힘들지 몰라도 마음이 편할것이라는 말씀과
함께 농담삼아 얼굴 검은 자매님들이 처음엔 그 얼굴
이 그 얼굴이지만 한 일주일 지나보면 그 중에서도
이쁜 얼굴이 보인다고하셔서 우릴 웃게 만드신
넉넉한 유모어를 지니신 분이셨습니다.
사람이 함께 있지 못하고 과거형으로 말하게 될때
참 슬픕니다.
세상은 어제와 하나도 변한것 없건만 사람만 증발
되듯이 없어지고 사라진다는것이...
신부님은 병상에서 "이렇게 살아야 한다는것과..
이렇게 아프지 말고 살아야 한다는 것을 일깨워주고
가신것 같습니다.
송 신부님....
영원한 안식을 누리시고 봄이면 나비 한마리가 되어
저희 곁에 오시기 바랍니다.
나비가 영혼의 이동이라는 말을 들었기에....
참으로 다행인것은 우리가 주님을 믿는 신자라는 것
입니다.
"영원한 삶을 믿으며 다시 만날 그 날을
기약합니다..........
신부님 .. 안녕히 가세요...
그냥 아무 말 없이 기도 드려야 할것 같고 우울하고 날 흐린 날
용마루와 함께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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