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희동성당 게시판

넋두리(이사55,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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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인숙 [sugi] 쪽지 캡슐

2000-04-25 ㅣ No.1355

하늘이 땅에서 아득하듯

나의 길은 너희 길 보다 높다.

나의 생각은 너희 생각보다 높다.

하늘에서 쏟아지는 비,내리는 눈이

하늘로 되돌아가지 아니하고 땅을 흠뻑 적시어

싹이 돋아 자라게 하며

씨뿌린 사람에게 씨앗과 먹을 양식을 내 주듯이

내 입에서 나가는 말도

그 받은 사명을 이루어

나의 뜻을 성취하지 아니하고는

그냥 나에게로 돌아오지는 않는다.

이사,55,9-11.

 

주여,

제 멋대로 생각하고 판단하고

그래서

주님을,

이웃을,

아프게 한것을 용서하소서.

 

당신을 두려워 하지않고

당신의 뜻을 헤아리지 못하고

귀 기울이지 않음을

또한

용서하소서.

 

인간이기에 어쩔수 없다는 핑계로

배은망덕했던 저희를,

마냥 받았음에도

늘 부족하다 투덜대는 이기적인 마음을

용서하소서.

 

고통속에서 짓이겨서라도

부족한 저희를 구원해주시는

당신의 사랑을

이제서야 조금은 깨닫고

머리로서가 아닌

마음으로

그 사랑을,

당신께 빚진 사랑을

갚으려 하옵니다.

 

고통속에서만이

당신의 사랑을 느꼈던 저의 오만과 겸손하지 못함을

알고서야 당신께 청하오니

두려움 속에서

더 큰 아픔을 주소서.

십자가에 못 박히셨을때의 그 참혹한 고통을 주소서.

더불어

미약하나마 그것 마저도 당신께 의지하오니

그 고통을 이겨낼수 있는

강한 믿음과

인내를 주소서.

 

- 아 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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