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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너를 보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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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희정 [yes21] 쪽지 캡슐

2001-09-13 ㅣ No.5139

아침 저녁으로 쌀쌀한 요즘. 어제밤 집으로 돌아오는 길 하늘을 처다봤죠.

초승달 바로 위의 별이 아주 빛나고 있었답니다.

 

직장생활을 잠시 쉬고 학교 생활만 열심히(?) 하던 희정인 요 몇주 밤잠을 이루지 못하네요,

월요일 밤은 그 절정으로 잠이안와서 유선방송의 영화를 보며 이것저것하다가 밤을 꼴딱새웠답니다. 아주잠시 누웠죠, 제 방의 전화벨소리 그 일직이 올때가 없는데,받을까 말까? 망설였는데. 형부가 받으시곤 급하다는 민희언니라고 바꿔주네요.

어쩜 저도 모르게 기다리던 전화처럼, 민희언니의 울먹이는 소리로,

" 종철이가 좀전에 갔다. "

" ........    ..... "

 그래요, 친구하나가 병과 싸우다가(?) /아니 일방적으로 당했을걸요/ 이세상을 떠났습니다.

짜식! 어쩜그리 말도 안하고 있었는지.

무소식이 희소식이라구, 몇개월간 연락이 되질안던 친구였죠,일땜에 지방에 왔다갔다 바쁘다고,그래서 잘지내는구나 했죠,근데 왠 하늘의 날벼락인지. 2주전 종철이가 혈액암 말기로 중앙병원에 입원해 있다가 더이상의 치료가 불가능하다구,퇴원한다는말을 들었습니다.

면회도 안되더군여, 그의 누나가 집에 가있을거니까 그쪽으로 오라구, 연락처를 남겨놓고만 와야했죠,  

퇴원후 연락을 해보니 다시 안양의 모병원에 있는데. 누나가 알려주지 않으십니다.알려주면 찾아올것 같다구여, 지금은 사람도 못알아 본다구,.....

갑자기 병원에 입원하것을 보면 얼마 안남은 것 같았어여, 병원에서 길면 한달 짧으면 보름이라더니만, 그렇지도 않은가 봐요,

전 부랴 전에 학교 같이 다니던 언니 오빠들에게 연락을 했죠. 언니들은 다들 결해서 아이드도 갖고 있고,오빠들이 연락이 안되더군여, 제가 할것은 다들 연락하는것박엔없었답니다. 그것도 못하면 안될것 같아서,

교수님들도 몇년만에 죄송한맘으로 연락을 했습니다. 종철이 땜에 그래도 전에 친했던 교수(강사)님도 여기 저기 수소문끝에 연락도 가능했구여,

이친구 집이 왕십리라서 야간수업끝나고 항상 전철을타고 왔답니다. 그렇게 매일 보는친구에게 전 해준것이 없네요.언니들도 그럼니다. 우리들 힘들땐 종철이가 항상 힙이되었다구여, 받기만 하구 해준것 없다구여, 참 누나들이며, 친구들이며, 잘챙기고 아껴주던 친구, 그의 약간은 어두운 면이. 안쓰러웠던 그때의 모습이 눈에서 가시질 안코있습니다.

이번에 빈소에가서 반가이 맞아주시던 어머니,

그 곳에 가서야 종철이의 눈빛이 어떤건지 알수 있었요,

그 들의 가족을 보구서야, 그를 이해 할 수 있었답니다.

 

참으로 너무합니다. 아니 어쩜 고마워해야 할지도 모릅니다.

자기 아픔에 힘들어하는 모습보는 우리도 더 힘들어할까봐 연락을 안한거 같아요,

오지도 못하게 말예요.

 

우리 종철이 열심히 사는 놈이 었구여, 착하기도 하구여, 다들 떨어져 있어도 그 놈아가 여기 저기 연락해서 다른이들의 소식도 전해주던 짜식이었답니다.

멀리 프랑스에서 연락받은 연옥이도 엉엉 슬퍼하구여,

우리 종철이 하늘나라에서는 건강한 모습이었슴 좋겠어요.

참 종철이 고향은 제주도랍니다.

그래서 마지막 소원으로 제주도에 묻어달라 했담니다.

미국의 그 사건(폭파라 할지. 테라라할지....)일어난 그 담날인데. 괜찮았겠죠.....

 

"오랜만에 고향에 간 느낌이 어때? 종철아? 편안하니?

이젠 아프지 말구 편히 푹 쉬렴, 대신 널 간호했던 누나나 어머니를 인젠 네가 간호해주렴, 어머니의 모습이 힘드셨겠지만, 밝은 모습이셨어, 너도 봤지?

참 글구 좋은 여자친구 만나렴, 나주에 내게도 소개시켜주고,

근데 너. 내게 머리에 꿀밤줬니? 왜이리 머리가 아픈지. 멍하구나.

종철아 잘가!

네가 가는 그 곳은 아픈사람도 없구, 그누구에게 슬프게 하는 일도 없구,

그 곳에 가면 아부지 만나겠다. 그립고 미웠던 아부지랑은 딴거 다 잊고 사랑하며 지내렴,

사랑과 평화만이 가득찬 그 곳에서말야............ "

 

 

처음 친구를 잃는 기분이 참으로 묘하네요,

선배 보내는 느낌과,  친한 친구 어머님들 보내는 느낌과 할머님들 보내는 느낌이 참으로 다름니다.

 

오랜만에 쓰는 글이고, 참 두서 없이 쓴 글입니다.

그래도 친구를 그냥 보내기가 왠지 섭섭해서 말이죠.

이 글을 읽으시는 모든 분들께 저의 친구 홍종철군을 위해 단 한번의 화살기도 부탁드립니다.

 

그리구 이젠 든든하네요, 이 세상에서 친구들 (+오빠 언니 동생들 모두다) 많아서 든든했는데. 하늘에서 절 돌봐줄 친구가 생겨서 더욱 든든합니다.

 

 

마지막 너를 보내며...............

 

친구의 영원한 생명을 주신 주님께 감사드리며,

모든 분들께 주님의 은총이 충만하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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