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릉동성당 게시판

양손을 합장한 인간관계를 향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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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은희 [lena1m] 쪽지 캡슐

1999-05-19 ㅣ No.1873

예수회 헨리 뉴엔 신부님의 책을 며칠째 쌓아두었다가 이제야 보았습니다. 돌아가실 즈음에 쓰신 유언과 같은 느낌인데, 개신교 출판사에서 나와 낯설 것 같아 몇 마디 옮겨봅니다. 우리 모두 양손을 합장한 인간관계로 성숙해가길 기도합니다.

 

인간관계는

양손의 손가락을 서로 맞물린 것과 같습니다.

우리는 외로움 때문에 서로에게 매달립니다.

우리가 서로에게 매달릴 때,

우리는 말할 수 없는 고통을 받습니다.

그 매달림이

우리의 외로움을 없애버릴 수 없기 때문입니다.

외로움을 없애려고 노력하면 할수록

우리는 더욱더 절망에 빠집니다

'서로 맞물린' 인간관계는

숨이 막히고 억눌리는 관계로 전락하기 때문입니다.

 

원래 인간관계는

양손을 합장하는 것과 같은 모양으로 의도되었습니다.

양손은 손가락 끝으로 접촉을 유지하면서

서로 떨어져 있을 수 있습니다.

양손이 떨어져 만든 그 공간에는 작은 텐트나 가정, 거처할 안전한 장소가 들어갈 수 있습니다.

 

진정한 인간관계는 하느님께로 지향하는 것이며,

이 세상의 기도와 같은 것입니다.

기도하는 양손은 때로는 완전히 붙어있고,

때로는 그 사이에 간격이 생기기도 합니다.

양손은 언제나 다가가거나 또는 떨어질 수 있지만,

결코 접촉이 끊어지는 일은 없습니다.

양손은 그들을 하나로 합치게 만든

하느님께 끊임없이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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