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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운을 빌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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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홍 [clemenskim] 쪽지 캡슐

2008-01-10 ㅣ No.6307

지난 월초에 아쉬운 일이 있었습니다.

13년간 동거동락하던 애완견이 우리와 이별을 하였습니다.

 

13년 전,

태어나서 1달만에 젖을 떼고 눈도 제대로 뜨지 못하던

강아지 요크새테리아 1마리 키우기로 했다.

 

개를 별로 좋아하지 않던 나는 반대했지만

아들과 집사람이 일을 저질러(?) 고물고물하던 강아지를 키우게 되었다.

 

가까운 산에 갈때는 같이 가기도하고

자꾸 곁에 와 애교를 부리니 안 이뻐할 수가 없었다.

 

세월이 흘러 지난해 추석부터 다리에 힘이 없어

잘 서지 못하더니 신정을 지내고 나니

 

설사를 해서 병원에 가서 혈관 주사를 하고

귀가 했으나 계속 토하고 싸고 힘들어 했다.

 

다음날엔 수액(닝겔)을 꼽고 왔다.

좀 잦어 드는가 싶더니 이틀간 아무것도 먹지 않아

누워서 아주 힘들어 해, 안락사를 생각해 보기도 했다.

 

그러나 살아있는 생명체를 인간이 마음대로 한다는

죄책감도 있고, 힘들어 하지만 오랬동안 함께 했으므로

그냥 지켜보기로 했다.

 

그 다음날도 누워서 토하고 싸더니 힘이 없어하며

눈엔 눈물이 고이기도 했다.

 

세식구가 모두 안타깝게 여기며 임종을 지켜 보기로 했다.

제니야! 편히 눈을 감아라. 힘들지 않은 세상에서 다시 만나자.

 

떨림이 잦아들더니 밤 10시10분 조용히 세상을 떠났다.

13년간의 시간이 주마등처럼 지났다.

 

준비한 전지에 곱게 싸서 가까운 동산에 묻기위해

밤길을 나섰다. 주변에는 모두 콘크리트와 담이 즐비해서

마땅한 장소가 없었지만 공원 주변에 양지바르고 조용한 곳이있어

준비한 삽으로 땅을 파고 묻었다.

 

묻고 오면서 다시 돌아보고, 또보고

펑안히 잠들거라, 제니야! 안녕!  

 

이제는 애완견을 키우지 않기로 했다.

같이 있을 땐 좋았으나 떠나보내는 마음이 너무 안타까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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