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화동성당 게시판
내가 가진 조각--(그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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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은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이 초라하게 보여질 때가 있어. 솔직히 난 남들이 부러워 할 것들을 여러가지 가지고 있는데.... 어떤 사람들은 날 가끔 부러움으로 바라보지만 슬픔이 없는 사람은 없어. 그럴 때 마다 난 그림을 그려. 붓을 휘갈기고.... 온 몸에 물감을 뒤집어 쓰고.... 한때는 나의 작은 손으로 세상을 바굴꺼란 꿈도 구었어. 철이 없던 그때나 세상에 물든 지금이나 난 여전히 그림을 그리고 있어.나는 지금도 거친 붓을 갈고, 온몸에 물감을 뒤집어 쓰고 있는거야. 눈에서 흘렸던 눈물 만큼의 나이를 먹으며 난 살아온거야.
난 내 그림 속에 많은 걸 담아 두려고 했었어. 사랑.... 우정.... 순수.... 슬픔.... 인생.... 낭만.... 하늘.... 바다.... .... 그 모든 것들을 다 난 담아두고 싶었던 거야. 나는 곧잘 내 작업실 소파에 누워 내 그림을 멍하니 바라보곤 해. 그런데 아무리 찾아봐도 내 그림 속엔 아무 것도 담겨 있질 않아.
가끔 내 그림들을 발기발기 찢어서 짖밝아 버리고 싶어. 오늘은 한번 그래 볼까???? 누군가 보면 미친놈이라고 하겠지. 아무렴 어때???? 누가 뭐래도 난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할 뿐이야.
그냥.... 모든 것이 끝나기 전에 이것 저것 한 번 쯤 애기하고 싶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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