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음동성당 게시판

염색약이 준 교훈이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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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훈 [Geniusist] 쪽지 캡슐

2000-09-15 ㅣ No.1198

사람을 판단할 때 또는 어떤 상황을 인식할 때 성급한 마음으로 내 기분에 맞추어

바라본다면 그것이야말로 얼마나 어리석고 위험한 일인지 알게 되었습니다..

그런 점에서 볼때 저는 얼마전 정말로 어리석은 일을 했습니다...

 

 

화장품 가게에서 염색약을 사려고 며칠간 노력했다...  

그 노력이란....

열심히 화장품 가게를 방문하는 것..

근데 그 때 마다 화장품 가게가

문을 닫는 것이었다...

분명 가게 문은 열었는데

현관 문이 잠겨 있는 그런 거...

도대체 이 아줌마 장사 할 생각이 있는 거야?

갈 때 마다 아줌마가 없어서 정말 열 받았다..

근데 얼마 전 이다..

이번에 아줌마가 없으면 내가 화장품 가게를

하나 차리거나 염색 공장을 하나 지어야지.... -_-;;

화장품 가게를 갔더니

내가 화장품 가게를 내는 걸 막겠다는 듯 아줌마가 있었다....

근데 그 아주머니....    신부전증을 앓고 계셨다.

신부전증이란 신장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해서

오줌을 몸 밖으로 배출할 수 없는 병....

그래서 이틀에 한 번은 병원에 가서

혈액을 다 걸러야 했던 것이다...

그래서 그렇게 가게를 비울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혈관에 주사 바늘을 너무 자주 꽂아서

팔이 퉁퉁 부어 있었다...

그런데 아주머니의 남편 분의 얼굴에는 미소가 가득했다...

그리고 아주머니의 얼굴에도 아무렇지도 않은 듯 웃음이.....

그런게 사랑의 힘인가 보다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아주머니가 없다고 짜증을 냈던 게 너무나도 부끄러웠다...

 

 

정말 전 어리석은 인간이었습니다..

앞으로는 좀더 신중히 생각하고 상황을 바라보아야 겠습니다..

사랑의 힘인가 봐요.. 그 두 분은... 그렇게 어려움을 극복하고 계셨습니다..

그 가게.. 얼마 전 근처의 좀더 큰 곳으로 이전 오픈을 했습니다..

정말 정말 잘 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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