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덕동성당 게시판

나를 알린다는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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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승필 [sunfeel] 쪽지 캡슐

2000-01-06 ㅣ No.1479

나이 서른에 미팅을 했습니다...^^

대학동기인 이젠 아줌마가 된 친구의 강요에 못이겨(아니 못이기는 척?)

동갑내기라는 친구를 만났습니다.

삼겹살집에서 소주를 마시며 이런 저런 얘기를 했죠...

의례적인 호구조사 그리고 마치 친구처럼 대학다니던 얘기하며...

요즘애들은 말이지...해가며..하지만 나이가 들어서인지 말놓기가 쉽지않았고,

술이 몇잔 오간뒤에 술김에 말도 놓고...그랬습니다.

첫만남이란 생각은 안들면서도 나를 있는그대로 보여준다는게

참 힘들더라구요.... 아시는 분은 아시죠? 저의 숨은 정체를..흐흐흐

뭔가 숨기고 싶고, 말해야 할 것과 말하지 않아야 할 것들도 머리속에서

파일이 되어 정리가 되고...아시죠? 그런 느낌...

어쨋든 나이 서른이 되어도 역시 미팅은 힘들더라구요..

적응이 안되는거 있죠. 그래도 삼겹살에 소주를 먹었기에 망정이지..

커피숍같은데 앉아있었다면 아마 두드러기라도 나지 않았을까 생각해봅니다.

 

전 지금까지 세번(기억이 맞다면) 미팅을 했습니다.

한번은 떼팅.그것도 짝이 모자라서 기숙사에서 츄리닝차림으로 저녁먹다가

끌려나갔었죠...

또 한번은 작년인데 친구의 누나의 친구(황당하죠? 근데 나이는 저와같았습니다.

70년 1월생이었으니까...- -;;)를 소개받았습니다.

완전히 강요에 의해 나간자리라 삼겹살에 소주를 냅다 마셨더랬죠...

근데 씹고 마시는 행위를 공유하면 헐씬 분위기가 부드러워집니다.

한번 해보세요...아뭏든 어제도 그랬습니다.

 

소개해준 친구와 삼섬병원연구소에 있는 저의 가장 친한친구

(누나의 친구를 소개시켜준)도 함께...

넷이서 이런 저런 얘기를 하다보니 그런 생각이 들더라구요..

사랑이란 감정 참 오랜동안 저만치 가 있었구나..하는

결혼한 아줌마나 결혼을 앞두고 이런저런 고민이 많은 그친구의

얘기를 들으며 내게도 그런 사랑이 있었지...싶은게

웬지 서글펐습니다.

 

지금은 다른 누군가의 아내가 되었다는 그 친구가 생각이 났습니다.

노래동아리에서 함께 부르던 노래도 생각이 났습니다.

사랑이라는 확신이 서지않은채 그렇게 떠나보냈었는데,

저만치 기억의 산더미속에서 묻혀 꺼내기도 쉽지않으리라,

이젠 잊었노라 생각했더랬는데 가끔씩 송곳이 되어 나타나서는

여기저기를 쑤셔놓더라구요.

오늘 아침부터 술이 덜깨서인지 우울하고 머리는 띵하고

일은 손에 안잡히던차에..... 음악을 듣는데 하필 그 노래가....

 

이름을 가슴속에 떠올리면 설레임으로 다가오는 그런사람이 있으세요?

그렇다면 용기를 내어 잡으세요...

그냥 아프고 말면 된다고 생각하세요?

상처요? 그거 생각보다 오래갑니다.

나만 그런가? 사랑은 용기있는 자만이 쟁취한다고 하죠?

사실인진 모르겠지만 영국속담에 "돈은 용기다"라는 말도 있다네요.

그럼 사랑은 돈있는 자만이???? 아니 이런 황당한 결과가..ㅎㅎㅎ

왠 횡설수설인지 모르겟네요...아직 술이 덜 깼나..

애고 그만 들어가겠습니다. 남은 하루 즐겁게들 보내시구랴..

 

난 나직이 그의 이름을 불러 보았어

                                    여행스케치

나뭇가지 위에 앉은 작은새 날개짓처럼

조심스럽게 다가서는 이맘 너는 알고 있니

 

언젠가 너의 눈빛을 두렵게 알던 날부터

사랑이라는 작은 떨림에 밤새 잠을 설치고 있지

 

나의 사랑이 이렇게 시작되면

먼저 설레임이 앞서는 걸까

알 수 없는 나의 이 마음을

 

나의 사랑이 이렇게 시작되면

먼저 두려움이 앞서는 걸까

사랑이 이렇게 시작되면

 

아주 조심스럽게 다가서는 이 마음

작은 발자욱마다 혹시 놀래지 않을까

두려움 느끼며 갔지

 

나의 사랑이 이렇게 시작되면

먼저 설레임이 앞서는 걸까

알 수 없는 나의 이 마음을

 

나의 사랑이 이렇게 시작되면

먼저 두려움이 앞서는 걸까

사랑이 이렇게 시작되면

첨부파일: 난 나직이....asx(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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