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덕동성당 게시판

나를 술푸게 하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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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승필 [sunfeel] 쪽지 캡슐

2000-01-07 ㅣ No.1488

나를 술푸게 하는 사람들

                           김경술

아무 때고 니게 전화를 해 술마시자 말을 건내도

누군지 한번에 알아낼 너의 단 한사람

벽에 걸린 메뉴를 보면 제일 먼저 니가 떠올릴 안주

너의 지갑 속에 항상 간직될 지폐

 

니게 그런 사람이 나일순 없는지

니 곁에 있는 그 안주가 아니라 ...

 

언젠가 숙취가 너를 골 아프게 해 너 혼자 울고 있는 걸 봤어

달려가 그에게 나 이말 해 줬으면 ...

그대가 버리는 그 한잔이 내겐 삶의 전부라고

 

혼자서는 힘든 사발이 오면 제일 먼저 니가 마셔 줄 사람

너의 생일마다 원샷을 안겨 줄 사람

 

니게 그런 사람이 나일순 없는지

니 곁에 있는 그 안주가 아니라 ..

 

언젠가 술품이 너를 속 쓰리게 해 너 혼자 울고 있는 걸 봤어

달려가 그에게 나 이말 해 줬으면 ...

니가 올리는 그  오바이트가 나의 전 재산이라고

 

 

나의 술값을 모두 주어도 난 먹지 못하는 주량을 가진 그대라고

우...우~~~~ 우우욱(캬악~ 퉤~!)

소줄 나발 분 이유만으로 다른 이 세상 누구보다

그댄 맛이 간거라고...

 

 

곡해설

이곡은 당대 최고의 언더그라운드 주객 주사파가 그의 카리스마적인

초절정 부어칼로 쏟아낸 주정을  옆에 지나가던 김경술이란 가수가

우연히 듣고는 이것은 진정한 애주가의 아픔이 담김 노래이며

최고의 히트곡이 되리라는 사실을 직감하고 악보화하여 제작한

전설적인 노래이다.....

가사를 음미하면 알겠지만 이 곡은 주사파가 맘에도 없는, 주도도 없는

더불어 싸가지도 없는 몇명의 회사동료와 술집에 갔다가

벽에 걸린 메뉴판을 보고 문득 그의 진정한 술친구 객고장이 생각나

(일부 몰지각한 사람은 그의 성스러운 이름을 개꼬장이라고

오도하여 부르기도 하지만 저자는 그를 존중하여 앞으론 그런 비속한말은

삼가하여 주길 진정으로 바란다)

쓰린 속을 쓰다듬으며 지갑을 들쳐보는 그의 속쓰림을 가슴아프게 그려낸

당대 최고의 권주가라 할 수 있다....

항상 지갑엔 소주값과 안주값을 준비하던 친구 그러나...

술값이 없어도 당당하게 술집을 드나들며 외상을 밥...아니 술먹듯 하였고

오바이트가 올라오면 등을 두드려주면서도

그 아까운걸 왜 도로 게우나며 따끔한 충고를 잊지 않던 그 친구...

안주발을 세우는 친구는 다정하게 감싸되 가장 경계해야할 사람이라던 친구..

그리하여 골뱅이에 사리만 연짱으로 추가하던 친구...

일차만하고 집에가는 독종과는 상종도 하지말라던 친구....

생일빵으로 삼배주에 폭탄주가 덮쳐도 의연하게 마시고는

다른친구들의 원샸을 독려하던 친구...

좋아하는 안주가 나와도 태연히 안주를 쳐다보다가 안주가 떨어지면

젓가락만 빨아도 안주가 된다던 친구...

가진 돈을 전부털어도 그친구의 주량을 받쳐주기엔 택도 없고

일단 발동이 걸리면 그 누구도 말릴수 없던 그리하여

냉면 사발,소주 병나발도 불사하던 그 친구

그러나 그런 친구도 역시 외상값에 치받혀 결국 중원에서 잠적하고 만 것이다.

그렇게 홀연히 사라져간 친구의 기억을 떠올리며

내가 지금 왜 이런 작자들이랑 돈아깝게 술마시고 있나라는

주사파의 가슴아픈 사연을 느낄수가 있다.....

믿거나 말거나.....

첨부파일: 나를 슬프게...asx(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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