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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레이글 (밤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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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화 [sids2002] 쪽지 캡슐

2002-07-14 ㅣ No.1911

     먼저 박종갑 스테파노 형제님과 교우분들께 미안하다는 말씀부터 드리겠습니다. 요즘 직장일로 바빠서 성당게시판을 볼 여유가 없었는데, 7월 9일 이현숙 로사자매님의 권유로 확인해 보았더니 박종갑 스테파노 형제님께서 절 지목해 놓으셨더군요. 확인한 후에도, 바로 글 올리지 못한점 다시 한번 사과드립니다.

     

     저는 일주일에 한두번 불광천 산책로를 따라 한강난지공원으로 산책을 나갑니다. 그곳에서 월드컵 공원을 한바퀴 돌아, 집까지 오는 시간은 거의 자정이 다 되어갈 때입니다. 밤 10시쯤 출발하니, 빠른 걸음으로도 2시간이 걸리는 셈입니다. 이 산책로에서 나의 발길을 붙드는 것은 달빛과 별빛, 가로등 밑에서 수줍은 듯 피어있는 꽃과 풀들입니다. 무리지은 듯 가지런히, 숨은 듯 도드라지게 자태를 드러낸 유난히 많은 꽃들은 나의 발길을 멈추게 합니다. 참나리, 마가렛, 원추리, 메밀꽃들을 바라보노라면 때때로 정신이 아득할 정도로 황홀합니다.

     

     그곳에서 꽃길을 조금 더 걷다보면, 시원한 바람과 함께 잠자듯 누워있는 한강을 만나게 됩니다. 벤치에 앉아 새까만 한강을 바라보다보면 하루일과로 짜증난 내 몸과 마음은 행복하게 됩니다. 춤추듯 꿈꾸듯 모든 근심걱정은 사라집니다. 다시 발길을 돌려, 한강을 뒤로하고 월드컵공원으로 오다보면 하늘 공원으로 연결된 구름다리가 또 저를 부릅니다. 갖가지 색색의 깃발들(지금은 없어졌음)이 꽂혀 이국적인 풍경을 연출합니다. 느릿느릿 발걸음을 옮기며 평화공원내 호수주변을 돌아 집에 도착했을때는 마음의 여유가 생겨 내일 또 힘찬 하루를 시작해야지 하는 결심을 하게 됩니다. 나의 일과 중 온전한 행복을 누리는 이 시간을 여러형제자매님들께도 나누어 드리고 싶습니다.

     

     다음 주자인 김재호 베드로형제님에게 릴레이 바톤을 넘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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