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희동성당 게시판

푸하하하 귀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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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령 [avis] 쪽지 캡슐

2000-07-01 ㅣ No.1701

안녕하셔?

 

반항아 아비습니다. 방금 비행기에서 내려 서울 온 접니다. 하늘 위에 쌍 신부님의 무지개

 

본듯도 하고 아닌 듯도 하면서.......하하하

 

집에 도착해 피씨 방으로 가출을 했는데 신부님의 음악과 어섧은 사진. 푸하하

 

이 사진 저 기억해요. 사진이 너무 멋져 많이 자주 들여 다 본 사진인데 디지털은

 

이리도 웃음 짓게 하네요.

 

울산에 갔더랬어요. 토욜 특전 미사를 울산 복산성당에서 드렸습니다.

 

울산엔 제 하나 밖에 없는 언니가 살고 있지요.

 

개구쟁이인 제 스승 두놈도 살고 있는데 그놈들과 은총시장에서 참 많은 집들은

 

집으로 짊어지고 왔지요.

 

그 녀석들 덕분에 좋은 책들을 많이 얻었어요.

 

울산 복산 성당 아세요? 그곳은요. 뭐라고 표현해야 할까? 참 맑고 고운 성당이었어요.

 

성당 정문에 들어서자 마자 흰 피에타 조각이 가운데 서있고, 그 옆으로 고개 숙인 성모님

 

성상과 키 낮은 예수님 성상이 낮은 벽돌 단위에 서 있었고 입구 오른켠엔 못생긴 개 한

 

마리가 살고 있어요.

 

그리고 조카녀석 교리반도 어찌나 예쁘던지.. 그대로 보여드릴테니 느껴보셔요.

 

나무문이었어요, 문은 옛날 학교의 허술한 문이였는데 세월의 연륜과 사연이 곱고도

 

인자하게 내려 앉아 있더라구요.

 

세상에 그리고 그문을 열었는데요.

 

키작은 책상과 낮은 키의 조그만 의자들이 가지런하고 단정히 놓여 있었어요 가운데

 

마리아님과  예쁜 들꽃이 놓여 있더라구요. 아이들이 한 명도 없었는데 큰 창문으로

 

밖의 초록의 신록과 눈이 시리도록 파란 하늘 그리고 그지없이 정겨운 햇살이 그곳에

 

내려 앉아 있더라구요.

 

전 조카녀석을 보내고 그 작은 의자에 가만히 앉아 보았어요.

 

제 자리가 성모님과 마주 앉아 있게 되었는데 문득 꼬마들의 성찬식은 아마 이런 분위기

 

이런 장소였을 거란 상상을 해봅니다. 성화중에 최후의 만찬이었던가요? 그 그림은 참

 

어둡잖아요. 근데 이곳에서 상상되는 만찬은 큭큭큭

 

아이들이

  "왜 난 떡을 조금주는데요?"

  " 제가 때렸어요."

   " 씨 내가 언제? "

 

뭐 이런 분위기가 연상되면서 머리를 긁적이는 예수님이 상상되는거 있죠?

 

아무튼 너무 기분 좋은 곳이였어요.

 

그리고 그곳에는요 네잎 클로바와 작은 풀꽃이 가득한 황토빛 언덕과 그 언덕을 끼고

 

돌축대가 있는데 돌축대 위엔 나이

 

지긋한 나무들이

 

그늘을 만들어 그렇게 시원할 수가 없었어요.  나무 그늘 아래 앉아 있으면 본당

 

의 풍경이 보인답니다. 제가 참석한 미사는 어린이 미사였는데 빵학년부터 육학년들이

 

 드린 미사였습니다. 그 아이들의 낭랑한 찬양을 그늘에서 들어 본적있나요?

 

정말 매력있답니다. 그런데요. 아이들이 참 많았어요. 그리고 서로서로 형제도 아닌데

 

챙기는 모습을 보면서 참 숭고한 신앙의 힘을 만났답니다.

 

그리고 은총시장이 열렸는데 아이들에게만 은총돈이 있어서 전 철저히 두 조카놈들

 

에게 빌붙어 책도 사고 아이스크림도 먹고 게임도 하고 정말 재미있었답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우린 탄성을 질러댔어요. 부자가 되었다구요.뽀뽀뽀치약에 인조

 

목걸이,사탕, 책, 사진첩, 머리핀, 모자, 과자, 손가락인형, 강아지풍선. 우리가 산

 

것들이에요. 야구 배트와 글러브 싸인볼은 우리가 츤총돈을 낭비해 못 챙겼어요.그리고

 

조카놈들 얼굴엔 얼음공주 바디 페인팅과 꽃무의 페인팅이 그려져 잇었지요.

 

 태양이 찍찍 흐르는 여름 도로에 그런 우리

 

들이 있었더랬죠. 그런데요. 집에 돌아오는 길에 차타고 오라는 언니의 말을 무시하고

 

우린 길 여해을 하여야만 했죠. 우린 그만큼 기분이 좋아서 차타는 것도 잊어 버렸거든요.

 

그런데 너무 덥고 힘이 들어서 은총시장에서 받아온 그 많은 물건들을 그만 도로에 내

 

팽개쳤어요.

 

너무 많은 물건을 구입했거덩요. 우린 도로에 팽개쳐진 물건들을 보았죠.

 

은총이 이렇게 힘들수도 있구나 고사리 같은 손들에겐 너무도 무거운 선물들이었죠.

 

머리를 써야만 했어요. 모두들 짐을 최소로 줄일 방법을 생각해 나눠 지기로 했어요. 막

 

내는 풍선 인형이 터진다고 국구 우겨대서 어쩔 수 없이 미리암과 저만 ...... 길가에서

 

두 놈들은 막대 사탕을 뜯어 쭉 쭉 빨기 시작했어요. 단 냄새가 참 고소했어요.

 

그리고 어느 굴다리에 도착했는데 시원한 지하 그늘에 우린 무거운 것도 모르고 노랠

 

부르고 춤을 춥니다.

 

그리고 어렵사리 집에 도착했더니 또 한 생명을 잉태한 언니가 힘겨운 몸에 너무도 좋

 

아하더군요. 우린 언니의 좋아하는 모습을 보곤 서로얼굴을 보며 흐뭇하게 눈을 맞추었

 

답니다.

 

 고생한 보람은 많았어 흐뭇

 

강한 동지애로 똘똘 뭉친  한낮의 여정이었지요.

 

신부님 정말 서울은 메마른 도시입니다.

 

비행기 위에 그 녀석들 그리고 울산 복산성당 좋은 사람들의 추억이 눈에 밟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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