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일강론

사순 제3주간 화요일 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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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흥보 [peters1] 쪽지 캡슐

2020-03-17 ㅣ No.4179

사순 제3주간 화요일 3/17

 

이번 사순시기를 시작하면서, 용서를 올 사순절의 테먀로 삼고자 했습니다. 그동안 마음 한구석에 짐처럼, 몸의 때처럼 남아 있는 미움과 원망의 씨앗들과 뿌리들을 주님 사랑으로 녹여내고 씻어버리고 싶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베드로가 예수님께 다가와, “주님, 제 형제가 저에게 죄를 지으면 몇 번이나 용서해 주어야 합니까? 일곱 번까지 해야 합니까?”(마태 18,21) 하고 묻습니다. 그러자 예수님께서는 일곱 번이 아니라 일흔일곱 번까지라도 용서해야 한다.”(22)라고 답해주십니다. 이전의 번역에서는 일곱 번씩 일흔번이라도 용서하라고 들었는데, 여기서는 일흔일곱 번까지 용서하라고 합니다. 490번보다는 일흔일곱이 적어진 숫자 같지만, 실제로 단 한 사람도, 단 한 번도 용서하기 힘든 우리의 처지에 적용한다면 그 어느 번역이든 산수적인 숫자에 불과한 것일 뿐 우리에게는 어쩌면 불가능처럼 여겨진다는 느낌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렇게 불가능하게 여겨지기까지 하는 용서를 그래도 해야하는 이유는 너희가 저마다 자기 형제를 마음으로부터 용서하지 않으면, 하늘의 내 아버지께서도 너희에게 그와 같이 하실 것이다.”(35)라고 밝혀 주십니다. 사순절 시초에 들려주신 너희가 다른 사람들의 허물을 용서하면, 하늘의 너희 아버지께서도 너희를 용서하실 것이다. 그러나 너희가 다른 사람들을 용서하지 않으면, 아버지께서도 너희의 허물을 용서하지 않으실 것이다.”(마태 6,14-15)라고 하신 말씀과 일맥상통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 사순절은 우리를 용서해 주시기 위해 목숨을 바치신 주 예수님을 기억하는 시기이기에 더욱 그렇습니다.

 

주님, 성령을 보내주시어 저희 마음 속 깊이 주님 사랑의 흔적을 심어주시고, 그 지울 수 없는 사랑의 흔적으로 형제들을 용서할 수 있도록 저희의 어설픈 마음을 이끌어 주소서. 아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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