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로성당 게시판

구월이 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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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화 [EMIL73] 쪽지 캡슐

1999-09-07 ㅣ No.341

그대

구월의 강가에서 생각하는지요.

강물이 저희끼리만

속삭이며 바다로 가는것이 아니라

젖은 손이 닿는 곳마다

골고루 숨결을 나누어 주는 것을

그리하여 들꽃들이 피어나

가을이 아름다워지고

우리 사랑도

강물처럼 익어가는 것을

 

그대

사랑이란

어찌 우리 둘만의 사랑이겠는지요

그대가 바라보는 강물이

구월 들판을 금빛으로 만들고 가듯이

사람이 사는 마을에서

사람과 더불어 몸을 부비며

우리도

모르는 남에게 남겨줄

그 무엇이 되어야 하는 것을

구월이 오면

구월의 강가에 나가

우리가 따뜻한 피로 흐르는

강물이 되어

세상을 적셔야 하는 것을....

 

                            안도현

 

 

.....벌써 구월입니다.

무섭게 쏟아지는 장대비를 보며.. 찌는 듯한 더위를 지겨워하며... 가을이 올까 싶었는데...벌써 구월이고, 곧 가을이겠지요....

아직 늦더위가 여름을 아쉬워하고 있기는 하지만... 가을은 이미 마음으로부터 와있지않나 싶습니다.

가을을 풍요롭게 맞이하기 앞서... 지난 계절안에서...알게 모르게, 혹여 마음에 상처를 주었던 많은 사람들에게 미안했다고... 다시... 시작하자고... 사랑한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

이가을, 파란 하늘만큼만 행복하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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