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아동(구 미아3동)성당 게시판

사랑아 나는 통곡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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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영 [sso-long] 쪽지 캡슐

2000-09-08 ㅣ No.4254

 

왜이리 게시판이 어지럽냐....

아침에 네 시라도 없으면 나 별로 들어오고 싶지 않다...

 

사랑아....나는 통곡한다....

 

좋은 글 한편 보낸다...

모든 사람들에게 오늘도 행복이길.....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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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이터슈퍼에서 생긴 일....

 

어제 퇴근길에 저녁거리를 사려고 동네 슈퍼마켓에 들렀습니다.

슈퍼 앞에는 제법 큰 놀이터가 있고 늘 꼬마들로 바글거립니다.

슈퍼마켓 이름도 "놀이터슈퍼"구요..

한참 물건을 고를 즈음 한 꼬마가 들어와 계산대로 가서 아주머니에게

20원을 내밀었습니다.  키가 작아 손에 무엇을 들고 있는지 잘 보이지

않았는지 아주머니는 "아가 뭘 골랐니?" 하고 물었습니다.

그 말에 아이는 멀뚱멀뚱 서서 아주머니를 쳐다볼 뿐이었습니다.

’요즘 슈퍼에서 100원짜리 과자도 찾아보기 힘든데 20원이라니’ 슬쩍

지나치며 아이의 손을 보니 아이스크림이 두 개나 쥐어져 있더군요.

순간 아주머니와 눈이 마주쳤고 우린 동시에 웃음을 지었습니다.  뒤쪽에서

물건을 고르면서도 아이에게 신경이 쓰였습니다.  아주머니는 무얼 하는지

아무 말도 없이 아이를 세워 두기만 했는데 아주머니의 행동이 궁금

하더군요.

계산대 쪽을 보니 아주머니는 조그만 종이에 무언가를 적고 있었습니다.

이윽고 아이에게 그 쪽지를 쥐어 주며 "엄마, 전해 드려라" 하였습니다.

물론 아이가 내민 20원을 받고 아이스크림 두 개도 들려 보냈습니다.  

아이의 엄마에게 사연을 적고 돈을 나중에 달라는 내용일지도 모르지만

저는 한숨 놓았습니다.

아주머니가 혹시 아이의 아이스크림을 빼고 20원을 줘서 보내 버리면

어쩌나 걱정이 되었는데...기분이 참 좋았습니다.

 

 

옛날 학교에 다닐 때 교과서에 나왔던 글이 생각납니다.  사탕가게에

버찌씨를 내고 사탕을 한 아름 가져가려는 아이에게 사탕가게 할아버지가

곰곰 생각한 끝에 거스름돈을 주어 보낸 이야기 말입니다.  

나의 단골 슈퍼 아주머니가 참 자랑스러웠습니다.

 

 

 

 

 

첨부파일: f4688.lsx(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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