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검정성당 자유 게시판

엘도라도, 탐욕의 신기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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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세택 [stwee] 쪽지 캡슐

2002-08-15 ㅣ No.2030

서기 1530년에 스페인의 군인 피사로가 부하 180명을 거느리고 파나마를 출발하여 지금의 페루지방으로 들어가서 그 곳에서 번성하던 잉카왕국을 점령한다.

 

그 당시 잉카문명은 철을 모르고 모든 생활도구들을 금으로 만들어 썼다. 그릇, 빗, 칼 등 모두. 보물을 찾아왔던 스페인 군인들은 그 모든 금을 다 빼았고 더 많은 금을 찾기 위해 잉카인들에게 그 금들을 어디서 캐왔냐고 물어봤다. 당연히 고문을 곁들여서. 그러자 잉카인들은 저기 밀림 속에 있는 도시로 가서 소금을 주고 바꿔왔다고 하였다. 그 도시는 모든 것이 금으로 되어있고 도시 옆에 있는 호수에서 일년에 한번 제사를 지내는데 호수에다가 보물들을 던지고 온몸에 금칠을 한 왕이 호수에 들어가서 몸을 씻고 나온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금칠을 한 왕을 엘도라도라고 하였는데 그 말이 전해지면서 엘도라도는 황금의 도시를 뜻하는 말로 바뀌었다.

 

그 뒤 사라진 황금의 도시 엘도라도를 찾기 위한 수 많은 탐험대가 조직이 되어 밀림 속으로 들어가서 지금의 페루, 에콰도르, 콜롬비아, 수리남, 브라질 북부 지방들을 헤메고 다녔다. 그러나 모든 탐험대는 질병과 굶주림, 그리고 인디언들의 화살에 대부분의 대원을 잃고 소수의 생존자만이 돌아왔다. 그러나 엘도라도를 발견한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렇지만 그 덕분에 남미 밀림의 지도가 그려지고 아마존강도 알려지게 되었다.

 

먹지도 못하는 황금에 대한 욕심 때문에 생명까지 바친 인간 탐욕의 역사는 끝이 없다. 그 탐욕 때문에 동서양의 교역로가 생겨나고 신세계를 발견하게 되었으니 인간의 욕심이 인류발전의 중요한 동기가 된 것 같다. 미국 서부개척의 역사도 골드러시가 없었더라면 그렇게 빠르게 진행되지도 않았을 것이고 수 많은 인디언들이 죽는 일들도 피할 수가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끝없는 욕심의 결과로 생겨 난 현대 사회가 과연 인류를 고대사회 보다도 더 행복하게 해 주는 것인지는 의문이다. 지구의 처지에서 보면 인류의 발전은 엄청난 재앙이다. 인류가 지구의 암이라고까지 하는 사람들도 있다.

 

금을 일상 생활의 도구로 썼던 잉카사람들은 금에 대하여 엄청난 집착을 보인 스페인 사람들을 어떻게 생각했을까?

 

지금 씨네큐브 극장에서는 ’아기레, 신의 분노’라는 영화를 하고 있다.

우르수아라는 사람을 대장으로 하는 스페인 탐험대가 엘도라도를 찾아 가는 얘기이다. 부대장인 아기레가 우르수아를 죽이고 아마존 강을 따라 대원들을 이끌고 가다가 모두 죽는 이야기인데 인간의 탐욕과 광기를 그린 영화로써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영화이다.

 

우르수아 탐험대는 영화와는 조금 다르지만 실제로 있었던 사건이다. 대원 150명을 이끌고 페루를 출발한 탐험대가 부대장 아기레가 되돌아가기를 거부하고 우르수아를 죽인 후에 아마존 강을 따라서 내려가다가 소수의 생존자만 대서양까지 나와서 베네스웰라도 되돌아갔다고 한다.

 

신기한 것은 잉카인들이 사용했던 그 많은 금들이 어디서 왔는지 아직도 모른다는 것이다. 스페인이 남미를 정복하고 광산을 많이 채굴하였지만 은광산이 대부분이었고 금광은 별로 없었다. 엘도라도 얘기는 잉카인들이 스페인인들에게 둘러댄 얘기라고 한다.

 

아직도 끝이 없는 황금에 대한 욕심 때문에 엘도라도를 찾아나서서 자신의 정신과 육체를 파멸로 몰고가는 수 많은 사람들을 주위에서 볼 수가 있으니 인간은 영원히 정신적으로 진화하지 못하는 존재인가 하는 허탈함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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