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곡동성당 게시판

깜.복.기 4/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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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진 [petrojin] 쪽지 캡슐

2004-04-05 ㅣ No.3184

 다해 성주간 월요일

 

복음 : 요한 12,1-11

 

예수님께 비싼 최고급 이태리제 향수를...

 

라자로의 누이 마리아가 매우 값진 순 나르드 향유 한 근을 가지고 와서 예수님의 발에 붓고 자기 머리털로 그 발을 닦아 드렸던 사건을 놓고, 예수님의 생각과 제자 유다의 생각이 엇갈리고 있습니다. 유다는 이웃을 생각하며 아깝다고 얘기했고, 예수님은 당신 자신을 생각하며 아깝지 않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저라도 유다의 손을 들어 줬을 것 같습니다. 유다의 생각과 말은, 너무나 현실적이고 이성적이어서, 우리의 고개가 쉽게 끄덕여지지만, 예수님의 생각과 말씀은, 너무나 애매모호하고 알쏭달쏭해서 쉽게 납득이 가질 않습니다.

 

쉽게 납득이 가지 않는 사건! 그것이 바로 십자가 사건입니다. 예수님의 십자가 사건은 유다의 생각과 말처럼, 지극히 현실적이고 이성적이어서 모든 이들이 인정하고 모든 이들이 납득할 수 있는 사건이 아닙니다. 예수님의 십자가 사건은 죽음이 생명을 이길 수 있고, 실패가 성공을 이길 수 있고, 절망이 희망을 이길 수 있다는, 애매모호하면서도, 알쏭달쏭하고, 납득하기 어려운 사건입니다.

 

예수님의 수난과 죽음을 더욱 깊이 생각해보는 성주간 월요일입니다. 지극히 현실적이고, 이성적이고, 보편적인, 유다와 같은 우리의 생각들을 잠시 접어두고, 스승이신 예수님의 마음과 생각들, 그 속 깊은 의미를 고개 숙이고 경청할 수 있는, 겸손한 제자의 모습으로, 성주간을 지내야겠습니다. 그래야 그 깊은 십자가 사건의 의미를 알수 있을 것 같기 때문입니다.

 

주님, 제가 진정 당신께 드리고 싶은 것은 제 자신입니다. 비록 제 몸에서 당신의 향기가 나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래도 제 몸을 갈아 예쁜 옥합에 담아 발걸음을 옮기던 마리아의 그 들뜬 마음으로 당신께 갈렵니다. 경건한 맘으로 가슴 졸이며 당신의 죽음과 부활을 기다리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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