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계동성당 게시판

평신도 주일 강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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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정만 [whiteman] 쪽지 캡슐

2007-11-21 ㅣ No.7774

 
 
평신도 주일 강론
 
찬미 예수님
 
형제 자매 여러분, 오늘은 마흔번째 맞는 평신도 주일 입니다.
교회의 배려속에 평신도로서 말씀을 하도록 허락해 주신 하느님과
주임 신부님께 감사 드립니다.
 
저는 사목 회장을 맡고 있는 백정만 베드로 입니다.  이 시간에 평신도로
살아가는 저의 이야기가 우리 모두가 교회 공동체 안에서 어떤 삶을 살아야
할 지 각자 생각해 보는 시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저의 부모님은 평안도 신의주에서 사시다가 한국 전쟁중 신앙의 자유를 찾아
남으로 내려와 정착한 전통적인 구교 집안 입니다. 
모태 신앙으로 태어 난 저는 수줍어 하고 말수가 적은 청소년기를 보냈습니다.
그런데 그 상태는 그때나 지금이나 똑 같다고 신자들은 이야기 합니다.
 
어릴 적 홍제동 성당에서 까까머리 중학생 시절까지 복사를 서던 때가
참 행복 했습니다.  누님들은 성가대에서, 형님은 청년회에서 활동을
하셨는데 우리 남매들의 어릴 적 추억은 언제나 성당 이야기로
가득 차 있습니다.  성직자의 길로 가려고도 생각 했었지만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난 미모의 여인과 결혼하여 오늘로 27년이란 세월이 흘렀습니다.
 
성당에 열심히 다니면서 주님과 함께하는 생활이었지만 단체나 봉사 직을
맡고 있지 않았기에 주일 미사만 드리는 미온적인 신앙인의 삶을 살고
있었습니다.
 
30대 후반 어느날,
지역 형제 모임에 나갔는데 나가자마자 그 날로 구역장을 맡겨 버리는 바람에
굵직한 감투를 쓰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이왕 하는일 군 생활 처럼 열심히
해 보기로 하였습니다. 새벽부터 밤늦도록 도시락 보따리 옆에 끼고 열심히
근무 하였더니 국방부 장관이 감동하여 6개월 만에 제대시켜 주었습니다
(눈치 빠른분은 벌써 아시지요?    방위병 출신 입니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소 공동체 활성화를 위하여 이번에는 도시락이 아닌
형제 모임 안내장을 옆에 끼고 형제들을 방문하여  나누어 주며 얼굴을 익혀
나갔습니다.  한 겨울 늦은 밤에도 귀찮도록 찾아 다니며 열심히 주님 사업을
시작 하였습니다.
 
처음에는 두 세명 밖에 안 모였는데 주님께서 감동하시어 많은 형제들을 채워
주셔서 월례회가 잘 이루어지기 시작 하였습니다.  소 공동체 모임을 어려워
하던 형제들아 잘 적응하여 참여율이 늘어 갔고 차츰 자매들도 형제 모임에
지원자로 참여하기 시작하여 음식을 한 가지씩 해 오기도 하였습니다.
 
불암산에서 형제 모임을 하기로 하고 환경미화, 상가 집 돌보기, 어르신 위문등
행사를 지속적으로 하기도 하였으며 정월 대보름에는 만국기 걸어 놓고
윷놀이 대회를 열어 지역 소 공동체 친목을 도모하고 자연스럽게 지역 선교의
장이 되도록 하였습니다.
 
가을에는 구역 기금을 마련하기 위하여 교우 가정과 연결하여 쌀 판매를
하였습니다.  자매들이 주문을 받고 형제들이 배달하는 체계로 1년분의 구역
기금이 마련 되었으며 지금도 지역 행사로 자리 잡고 있는것을 보면 마음이
흐뭇합니다.   그때 역전의 쌀 배달 형제들은 우리 본당 각 단체에서 열심히
봉사하는 평신도로서 제 역할을 잘 해 내고 있습니다.
 
그 후 사회사목 분과장을 맡아 어려운 이웃에게 우리 교우들이 모은 사랑의
쌀을 배달하게 되었고 이 때 생긴 저의 별명이 "쌀집 아저씨" 입니다.
우리 성당 관할 구역 내에는 도와 주어야 할 세대가 너무 많으나 도와주지
못하고 바라보고만 있노라면 너무나도 가슴이 아팠습니다.  그 분들을
우리 공동체로 함께 이끌어 갈 수 있도록  교우들의 많은 동참을 바랍니다.
 
저는 사목회장을 맡으면서 나름대로 원칙을 가지고 있습니다. 직함만이 아닌
몸으로 봉사하는 신자로서 살고자 합니다.  솔선 수범하여 궂은 일 먼저하고
가장 낮은 자 로서 살아 가려고 합니다.
 
교우 여러분,
우리는 모무 '바쁘다 바쁘다' 하면서 살고 있습니다.
바쁘시더라도 시간을 쪼개어 하느님 사업에 자기 자신을 기꺼이 내어 드리는
기쁘게 사는 신앙인으로 살아 보면 어떻겠습니까?
 
평신도는 생활의 터전에서 교회입니다.
평신도는 자기 스스로 교회라는 인식을 가져야 합니다.  살아 있는 교회,
공동 책임을 지는 구성원으로서 자부심을 갖고 능동적인 참여를 해야 합니다.
우리 교우 모두가 성 가정을 이루고 공동체 안에서 작은 봉사를 실천하는
그런 신자가 되었으면 합니다.  직장과 이웃 안에서 참 된 신앙인으로서의
삶을 살았으며 좋겠습니다.
 
형제 자매 여러분
우리는 자랑스럽고 사랑스런 중계동 성당의 평신도 입니다.  오늘 평신도
주일을 맞아 다시 한 번 주님께 감사드리는 시간을 가집시다.
 
여러분 가정에 하느님의 축복이 가득하시기를 빕니다.
또한 행복 하십시요.
 
경청 해 주셔서 감사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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