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원동성당 게시판

여의도의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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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배 [kimpaul25] 쪽지 캡슐

2004-03-14 ㅣ No.2928

 

여의도의 꿈

 

도성(都城) 한 가운데에서

유유한 겨레의 젖줄을 두른

섬 하나 평화로웠네.

단군왕검 참성단 이곳에 세우고

아크로폴리스 민주 꽃 여기 심었네.

칠천만 선량들 여기에 보내어

노심초사(勞心焦思) 겨레 소원 성취하라고

아, 이름 하여 국회의사당이라!

 

어제 여기에서 대 변란이 일어났다네.

까그매 깍깍 시커멓게 몰려와서

민주 꽃 모가지 쪼아대고 씹어대고

참성단(塹城壇) 제물까지 다 먹어치웠네.

형해(形骸)도 없이 삼켜버린 이곳에

류관순 님 안중근 님 이순신 님

조광조님 정약용님 김옥균님

................................................

어젯밤 빈 의사당에서 통곡하는 소리

어미 나라 싸늘한 품속에서 몸부림쳤네.

하늘땅이 함께 울고 또 울었네.

 

당파싸움 지긋지긋

나라 잃고, 남북 잘리고

비통의 남상(濫觴)이 어디인가?

아, 잊었는가! 선량(選良)들이여!

어찌 이러시는가?

부질없는 자리가 그리 좋아서

이렇듯이 겨레를 저버리는가?

 

봄이다.

땅속 깊은 어둠에서 터나오는 움을 모르는가?

봄이면 일어나서 퍼지는

핏줄의 혼(魂)이 그리 쉽게 꺾일런가?

 

사마천 청사 부둥켜안은 님이시여!

오시어 이 역사의 반역을 낱낱이 기록하여

포청천 법정에 세우소서.

한국의 민주주의여!

겨레의 정신이여!

영원하시라.

 

※ 까그매: 까마귀의 충남 방언

  사마천: 漢나리 때에 史記라는 역사를 쓴 역사학의 아버지.

  아크로폴리스: 아테네의 정치 종교의 광장으로 민주주의가 이뤄짐.

  包靑天: 송나라 때에 공명정대하게 재판을 한 법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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