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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7.29 아름다운 쉼터(나는 열 세번째 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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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훈 [4rang2] 쪽지 캡슐

2010-07-29 ㅣ No.464

나는 열세 번째 선수다(박지성, ‘더 큰 나를 위해 나를 버리다’ 중에서)

세상에 알려진 뒤 난 줄곧 조연을 맡아 왔습니다. 그런데 맨유에 온 후부터 국내에서는 주연급으로 대접받기 시작했습니다. 때로는 호날두와 루니보다 더 잘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스스로 생각하기에 팀에서 얼마나 비중이 높으냐는 질문을 받으면 “등 번호만큼이겠죠”라고 답합니다. 한마디로 퍼거슨 감독이 매 경기 선발 명단을 작성할 때 루니나 퍼디낸드처럼 가장 먼저 써 넣는 선수는 아니라는 뜻입니다. 열세 번째 선수인 난 그래서 항상 경쟁해야 할 운명입니다. 아버지도 종종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팬들이 지성이를 호날두, 루니와 비교해 주는 것은 고맙지만 사실 그들과 같은 레벨이 아니라는 걸 본인도 잘 알고 있다”고 말합니다.

리버풀의 명장 빌 생클리는 “축구팀은 피아노와 같다. 옮기는 데는 여덟 명이 필요하지만, 그 악기를 연주할 수 있는 건 세 명뿐이다.”라고 말했습니다. 내 역할은 부지런히 피아노를 옮기는 일입니다. 내가 영웅 심리에 빠지는 순간 팀 전체가 엉망이 되고 말 겁니다. 이렇게 말하면 왜 욕심이 없느냐고 말하겠지만, 나 역시 골 욕심을 냅니다. 기회가 되면 반드시 골을 넣으려고 애씁니다. 하지만 골을 넣기보다 내가 먼저 해야 할 그 역할을 잊어서는 안 된다는 걸 잘 알고 있습니다.

유럽 축구 은어 중 ‘물장수’(Water Carrier)라는 단어가 있습니다. 스타를 더욱 빛나게 만드는 헌신적인 선수를 일컫는 말입니다. 맨유가 강한 이유는 든든한 물장수가 많기 때문입니다. 대런 플레처, 마이클 캐릭, 존 오셔처럼 말입니다.

우리가 박빙의 승부에서 끝내 우승컵을 차지하는 까닭은 물장수들의 헌신과 노력이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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