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납동성당 게시판

틱낫한 스님의 '마음의 평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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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숙 [clarap75] 쪽지 캡슐

2003-01-01 ㅣ No.1571

 

[佛플럼빌리지를 가다] 틱낫한 스님의 ‘마음의 평화’  (2002.12.31)/조선일보

 

 

 

 

 

베트남 스님 틱낫한(74)은 현대를 살아가는, 외롭고 지친 영혼들에게 마음의 평화를 선물한다. 프랑스의 명상공동체 ‘플럼빌리지’(Plum Village)에서 세계를 향해 전하는 그의 사랑과 평화의 메시지는 고통에 가득찬 우리 마음을 어루만지고 씻어준다.<br>

 

틱낫한이 이끄는 플럼빌리지에는 전세계로부터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 종교와 인종의 벽을 허물고 마음의 평화를 위한 수행에 전념하고 있다. 단순한 삶을 사는 이들의 얼굴에선 웃음이 떠나지 않으며, 형제애와 관용과 기쁨이 넘친다. 틱낫한은 해마다 미국과 유럽을 여행하며 ‘깨어있는 삶’의 예술을 강연하며, 플럼빌리지에 머물 때는 조그만 오두막에서 명상하고 글쓰고 밭을 간다. “마음의 평화와 미소가 필요할 때면 그의 글을 읽는다”고 달라이 라마는 말했다. 내년 3월 방한하는 틱낫한을 프랑스 현지에서 만났다. (편집자) <

 

 

-- 스님은 과거나 미래에 연연하지 말고 ‘지금, 이 순간’에 존재하라고 하십니다. 그것이 마음의 평화를 찾는 출발이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현재가 늘 만족스러운 것은 아니지 않습니

 

“부처님은 말씀하셨지요. ‘과거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고 미래는 아직 우리 앞에 닥치지 않았다. 우리는 오직 현재를 살아간다’고.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과거로부터 자유롭지 못합니다. 그런 사람들에게 과거는 감옥입니다. 그들은 현재 속에서 자신을 제대로 세우지도, 현재의 순간을 삶으로 받아들이지도 못합니다. 현재는 삶을 품고 있고, 삶은 경이로 가득 차 있습니다. 푸른 하늘, 새들의 지저귐, 아이들의 아름다운 얼굴……. 만약 현재에 뿌리내리지 않는다면, 이 모든 걸 잃을 수 있습니다. 미래에 얽매인 사람들은, 그저 내일, 또 내일 무엇을 할 지에 대해서만 생각합니다. 불확실한 미래에 두려움을 품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현재의 순간을 즐기지 못합니다.”

 

 

 

 

-- 스님은 마음의 평화를 찾는 방법으로 ‘의식적인 호흡’ 명상을 제안하셨습니다. 그것은 어떤 것입니까?

 

 

 

“의식적인(Mindful) 호흡은 가장 기본적인 수행방식입니다. 몸과 마음이 하나가 되지 못하면, 현재를 진정으로 누릴 수 없습니다. 정신을 모아 숨을 들이쉬고 내뱉는 동작을 반복하다보면, 멀리 떨어져 있던 마음이 몸으로 돌아오게 됩니다. 그러면 여러분의 눈에 하늘이 보일 것입니다. 그리고 옆에 있는 배우자도 보일 겁니다. 나아가 생명으로 가득 찬 진정한 삶을 되찾게 될 것입니다.”

 

 

-- 스님 책이 한국에서 인기입니다. ‘화’라는 책에서 스님은 화를 다스리는 방법으로 ‘좋은 씨앗에 물주기’를 말씀하셨는데.

 

“불교에서는 사람의 마음을 밭에 비유합니다. 그런데 밭에는 ‘좋은 씨앗’도 있고, ‘나쁜 씨앗’도 있습니다. ‘좋은 씨앗’이란 자애, 평화, 형제애, 평등, 비폭력을 의미합니다. 그리고 ‘나쁜 씨앗’은 폭력, 두려움, 증오를 가리킵니다. 쉽게 화를 내는 사람은 그의 마음 속에 들어있는 화의 씨앗에 오랫동안 자주 물을 줬기 때문입니다. 깨어있음의 씨앗은 우리 모두에게 들어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대개 그 씨앗에 물 주는 것을 잊어버립니다.”<br><br>

 

 

 

 

-- 화가 났을 때 현명하게 대처하는 방법은 무엇입니까?

 

 

 

“남을 화나게 한 사람은 자신도 역시 내면에서 큰 고통을 받는 법입니다. 그 사람의 고통을 깊이 들여다 보면 이해의 길이 저절로 나타날 것입니다. 사물의 실체를 깊이 들여다 보는 명상은 화를 다스리는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그대의 전 존재를 통해 보고 들으십시요. 그대가 ‘지금, 이 순간’에 존재한다면 진리의 비가 그대 잠재의식 깊은 곳에 있는 씨앗을 흠뻑 적실 것입니다. 그리고 내일 그대가 접시를 닦거나 파란 하늘을 보는 동안 씨앗에 싹이 돋을 것입니다. 사랑하고 이해하는 마음이 꽃처럼 피어날 것입니다.”

 

 

 

 

-- 개인의 행복으로 모든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습니다. 개인이 살아가는 곳은 결국 사회니까요. 전쟁, 실업, 빈부격차 등 많은 사회문제가 있습니다.

 

 

 

 

“만약 여러분 자신이 행복을 느끼지 못하면, 결코 타인을 도울 수 없습니다. 여러분이 사회를 위해 무언가 하기를 원한다면, 먼저 스스로 행복과 자유를 느껴야 합니다. 그리고 자신을 돌볼 충분한 시간을 가져야 합니다. 자기자신이 행복과 단절되어 있다면, 도대체 무엇을 할 수 있겠습니까? 가령 대통령이나 수상의 마음 속에 화와 절망이 가득하다면, 어떻게 자신의 조국을 위해 헌신할 수 있겠습니까? 언제나 개인의 행복이 먼저입니다. 이는 결코 이기적인 것이 아닙니다.”

 

 

 

 

 -- 스님은 한 장의 종이 속에 구름과 나무, 벌목꾼이 다 들어있다고 하셨습니다. 공생(Inter-being)’의 철학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

 

“자, 여기 있는 꽃을 보십시오. 이 꽃이 만들어지기까지 많은 요소들이 필요했습니다. 햇빛, 구름, 토양, 씨앗, 비료, 농부……. 그 모든 것의 흔적이 이 꽃 한 송이 안에 다 녹아있습니다. 존재하는 모든 것은 공생을 바탕으로 합니다. 부유한 사람들이 가난한 사람들을 돌봐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 있습니다. 부자는 생산품을 구입하는 사람들이 있기에 존재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가난한 사람들에게 물건을 살 돈이 없다면, 부자들은 물건을 팔 수 없게 됩니다. 따라서 행복 역시 ‘공생’이란 조건 속에서 존재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자신만의 안전이나 행복을 꿈꾸는 건 이 세상에서 불가능합니다. 우리는 자신을 위해서라도 다른 사람들의 안전과 행복을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 미국은 지금 이라크 전쟁을 준비 중입니다. 이를 놓고 세계는 찬반 양론으로 갈라져 있습니다.

 

 

 

“9·11사태 직후 뉴욕의 한 교회에서 ‘화 껴안기’라는 주제로 강연한 적이 있습니다. 어둠은 더 큰 어둠으로 ?을 수 없습니다. 더 큰 어둠은 어둠을 더욱 짙게 할 뿐입니다. 오로지 빛만이 어둠을 ?을 수 있는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폭력과 증오는 폭력과 증오로 없앨 수 없습니다. 오히려 수천 배 불어나게 할 뿐입니다. 이해와 자비만이 폭력과 증오를 없앨 수 있습니다. 미국이 지금 공격하려고 하는 대상은 테러의 진정한 원인도 뿌리도 아닙니다. 그것은 우리와 똑같은 인간을 향한 것이고, 폭력의 씨앗을 뿌리는 것입니다. 세상에 더 많은 폭력과 증오를 가져다 주는 것입니다.”

 

 

 

 

-- 스님은 아이들을 특별히 사랑하시고, 플럼빌리지에서도 아이들과 함께 하는 수행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계십니다.

 

 

“사물을 구별하고 분석하고, 관념으로 모든 것을 이해하는 눈으로는 실체를 바로 볼 수 없는 법입니다. 하지만 아이들의 순수한 마음은 어떤 사물을 볼 때 판단하고 구별하지 않습니다. 아이들은 별 어려움없이 성령의 존재를 알아볼 수 있습니다. 예수도 우리가 천국에 들어가려면 아이처럼 되어야 한다고 말했지요.”

 

 

 

 

-- 남녀간 불륜이 늘어나고, 이혼가정이 급증하고 있습니다. 남녀간의 진정한 사랑은 무엇인가요?

 

 

“공허한 마음이 무분별한 성 관계로 이어집니다. 성적인 관계를 가지면 외로움을 덜 느낄 것이라 믿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마음과 영혼의 차원에서 충분한 교감이 없는 성적 관계는 두 사람 사이를 벌어지게 하고 파멸시킬 수 있습니다. 진정한 사랑이란 책임감을 포함하고 있으며, 상대방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사랑은 ‘오래 가는 약속’인 것입니다.”

 

{가톨릭의 가르침과 많이 틀리지 않아서 올림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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