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사동성당 게시판

인다라의 구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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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완섭 [wansub69] 쪽지 캡슐

2000-11-08 ㅣ No.2865

 

인다라의 하늘에는 구슬로 된 그물이 걸려 있는데 구슬 하나 하나는

다른 구슬 모두를 비추고 있어 어떤 구슬 하나라도 소리를 내면

그물에 달린 다른 구슬 모두에 그 울림이 연달아 퍼진다 한다. ( 화엄경)

 

  작은 연어 한마리도 한 생을 돌아오면서 안답니다

작은 철새 한마리도 창공을 넘어오면서 안답니다

지구가 끝도 없이 크고 무한정한 게 아니라는 것을

한바퀴 크게 돌고 보면 이리도 작고 여린

푸른별 하나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지구 마을 저편에서 그대가 울면 내가 웁니다

누군가 등불켜면 내 앞길도 환해집니다

내가 많이 갖고 쓰면 저리 굶주려 쓰러지고

나 하나 바로 살면 시든 희망이 살아납니다

 

인생이 참 마음대로 되지 않습니다

세상이 참 생각대로 되지 않습니다

한때는 씩씩했는데, 자신만만했는데.

내가 이리 작아져 보잘 것 없습니다

아닙니다

내가 작은게 아니라 큰 세상을 알게 된 것입니다

세상의 관계 그물이 이다지도 복잡미묘하고 광대한 것을

알게 된 것입니다 세상도 인생도 나도

생동하는 우주 그물에 이어진 작으나 큰 존재입니다

 

지금은 ’개인의 시대’ 라고 합니다

우주 기운으로 태어나 우주만큼 소중한 한 생명,

한 인간이 먼저, 내가 먼저 입니다

국가와 민족을 위해서 내 한 몸 바치는 것을 미덕으로 교육 받아온

’ 개인 없는 우리 ’ 에서

자유롭게 독립하여 주체적인 개인들의 연대-

’ 개인 있는 우리 ’가 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지금은 ’정보화 시대’라고 합니다

세계 구석구석을 연결하는 거대한 정보 네트워크가

구슬처럼 빛나는 개개인을 하나로 엮어가고 있습니다

우리는 모두 인다라의 구슬처럼

지구 마을의 큰 울림을 만들어가는 주체입니다

 

새벽 찬물로 얼굴 씻고 서툰 붓글씨로 내 마음에 씁니다

 

오늘부터 내가 먼저!

 

내가 먼저 인사하기

내가 먼저 달라지기

내가 먼저 정직하기

내가 먼저 실행하기

내가 먼저 벽 허물기

내가 먼저 돕고 살기

내가 먼저 손 내밀기

내가 먼저 연대하기

무조건 내가 먼저

속아도 내가 먼저

말없이 내가 먼저

끝까지 내가 먼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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