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사동성당 게시판

일곱 개의 뿌리와 네 알의 씨앗

인쇄

김완섭 [wansub69] 쪽지 캡슐

2000-11-13 ㅣ No.2885

 

내 마음 밭엔 사람이면 누구나 다 지니고 있는

일곱 개의 뿌리가 이미 자리잡고 있습니다.

 

기뻐하고, 분노하고, 슬퍼하고, 즐거워하고, 사랑하고,

미워하고, 무언가 하고 싶어하는 마음의 뿌리입니다.

 

나는 이 뿌리들을 사랑합니다.

 

그러나, 내 마음 밭에 꼭 가꾸고 싶은

또 다른 네 알의 씨앗을 뿌리고 싶습니다.

 

불쌍한 것을 불쌍하게 볼 수 있는

씨앗 한 알 뿌리고 싶습니다.

 

부끄러운 것을 부끄러워할 줄 아는

씨앗 한 알 뿌리고 싶습니다.

 

사양해야 할 때 사양할 줄 아는

씨앗 한 알 뿌리고 싶습니다.

 

옳은 것을 옳은 줄 아는, 그른 것을 그른 줄 아는

씨앗 한 알 뿌리고 싶습니다.

 

나는 이 일곱 개의 뿌리와 네 알의 씨앗이

서로 조화를 이루며 잘 자라나

무성한 숲을 이뤘으면 좋겠습니다.

 

나는 세상의 숲 속에 반듯한 나무로 살고 싶습니다.



19 0

추천 반대(0)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