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유골 자유 게시판

사탄아 물러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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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규태 [gwingsun] 쪽지 캡슐

2000-02-17 ㅣ No.314

오늘은 베드로가 욕을 많이 먹는 날입니다.

 

예수님은 왜 "당신은 그리스도입니다."라는 베드로와 제자들을 나무라셨을까요.

소문이 많이 나면 귀찮아지니까? 그건 아니겠지요.

아니면, 불확실성에 대한 표현일까요. 여기 달걀처럼 생긴 물건이 있습니다. 뭐가 될진 아무도 모르지요. 그 물건을 세상에 나오게 한 이 말고는요. 병아리가 될지, 오리새끼가 될지, 삶은 달걀이 될지, 후라이가 될지... 예수님도 그렇게 생각하셨을까요.

아마도 아직은 때가 아니라(요한 2,4-가나의 혼인잔치)고 생각하셨나봅니다-공부좀 열심히 할걸...-. 제 짧은 머리론, 아무리 생각해도 모르겠네요.

 

그리고, 베드로가 예수님의 고난과, 죽음과, 부활 얘기를 듣고 펄쩍 뛴 이유는 무엇이었을까요.

그 때, 정말로 사탄이 베드로를 잡고 있었는지도 모르지요. ’내가 사랑하는 예수가 나는 알지도 못하는 하느님의 계획 때문에 죽을 거래, 죽었다 살아난다고? 말도 안돼지, 죽게 내버려둘 순 없다. 예수가 죽으면, 수많은 병자들은 누가 고칠 것이며, 우리들은 뭘 바라보고 살아간단 말인가’ 하는 생각이, 베드로의 머리속을 채우고 있었는지도 몰라요.

우리들이 사랑하는 김대근 신부님이, "하느님의 뜻을 위해 난 사흘 동안 다른 본당에 갔다 올거예요" 하면, 누가 "하느님, 감사합니다. 신부님을 하느님의 도구로 써 주신다니" 하겠습니까. 당연히 "안가시면 안될까요? 서운해요~"하겠지요.

하느님의 뜻은, 아무도 모르는 거예요. 만약 안다면, 그런 사람을 보통 ’예언자’라고 부르지요. 보통 사람이 하느님의 뜻을 따르는 길은, 확신이 필요하지요. 그리고, 선택과, 결단과, 투신이 따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어쩔 수 없는 인간이기에, 알수 없는 부분이 있고, 또 그게 어쩌면 사는 재미라고 생각합니다. 내 하찮은 인생도 하느님 뜻대로 살아가려고 노력하고, 또 하느님이 나를 여기까지 데려오셨다고, 분명히 나를 쓰실 데가 있다고 느끼고,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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