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암동성당 게시판

사순 제4주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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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훈 [michaelhun] 쪽지 캡슐

2002-03-09 ㅣ No.2158

사순 제4주일(가해. 2002. 3. 10)

                                        제1독서 : 1사무 16, 1b. 6∼7. 10∼13a

                                              제2독서 : 에페 5, 8 ∼ 14

                                              복   음 : 요한 9, 1 ∼ 41

 

  사랑하는 형제, 자매 여러분!  한 주간동안 안녕하셨습니까?

  지난 한 주간은 저에게 있어서 굉장히 분주하고 어리둥절하고 어색한 시간이었습니다.  새로운 곳에서 지내야 하는 어색함과 새롭게 주어진 책임감에 있어서 다른 때보다 무겁게 느껴지는 시간이었습니다.  잘할 수 있을지 하는 걱정도 들지만 주님께서 함께 계시기에 최선을 다할 수 있도록 기도드릴뿐입니다.

  우리들에게 있어서 첫 만남이 상당히 중요합니다.  첫인상이 평생 그 사람에 대한 우리의 느낌으로 자리 잡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모두들 첫인상에 대한 좋은 느낌을 주려고, 가지려고 노력합니다.  여러분들은 사람을 어떻게 대하십니까?  어떤 모습을 보고 사람을 판단하십니까?  혹시 겉모양만을 보고 판단하는 것은 아닙니까?  사람들이 자기의 집은 없어도 비싸고 좋은 옷을 입으려하고, 좋은 차를 타려하는 하는 이유도 바로 다른 이들이 자신을 어떻게 바라보는지에 대한 불안함 때문입니다.  사실 여러분도 느끼시지만 관공서나 다른 곳을 가더라도 조그마한 경차나 소형차를 타고 갈 때와 중형차를 타고 갈 때 대우가 다른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더욱이 곁으로 보기에 좋은 옷, 화려한 치장을 했을 때 대하는 모습도 다른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보다 큰 것만을 추구하며 허세를 부리고, 학력과 재력과 업적의 외형적 조건만으로 인간을 저울질하고, 아름다운 외모를 내세워 인기를 추구하는 지금의 우리의 모습에 오늘 제1독서 사무엘서는 진정한 모습 하느님의 눈으로 보는 것이 어떤 것인지를 알려주십니다.

 

  오늘 제1독서에서 사무엘 예언자는 사울을 대신하여 하느님의 종으로 이스라엘의 왕이 될 인물을 찾아 베들레헴으로 갑니다.  그 곳에서 사무엘은 사울을 선택했을 때처럼 키가 크고 잘 생긴 사람을 왕으로 선택하려합니다.  그러자 하느님께서 사무엘에게 "용모나 신장을 보지는 마라.  하느님은 사람들처럼 보지 않는다.  사람들은 겉모양을 보지만 나는 속마음을 들여다본다."라고 말씀하십니다.  겉모양으로는 사람의 마음을 꿰뚫어 볼 수 없습니다.  외모만으로는 사람을 알 수 없으며 또 진정으로 만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옛 어른들은 ’열 길 물 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라고 우리에게 말하지 않았습니까.  키가 크고 잘 생긴 사울은 왕의 임무를 잘 수행하지 못하여 하느님의 눈밖에 났습니다.  속마음을 들여다보시는 하느님의 눈으로 우리는 세상을 보라보고 인간을 만날 수 있어야 합니다.  보잘것없고 비천하고 연약한 다윗에게 기름이 부어지고 하느님의 영이 내렸습니다.  다윗이 하느님의 도구가 되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내가 이 세상에 온 것은 보는 사람과 못 보는 사람을 가려, 못 보는 사람은 보게 하고 보는 사람은 눈멀게 하려는 것이다."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리고 눈이 멀지 않았다고 주장하는 바리사이파 사람들에게 "너희가 차라리 눈먼 사람이라면 오히려 죄가 없을 것이다.  그러나 너희는 지금 눈이 잘 보인다고 하니 너희의 죄는 그대로 남아 있다."라고 말씀하십니다.  예수님의 기적으로 보게된 소경은 "너는 사람의 아들을 믿느냐?"라는 예수님의 질문에 "주님, 믿습니다."라고 답을 합니다.  오늘 소경은 그리스도를 봄으로써 달라졌습니다.  그럼으로써 참으로 못 보는 사람에서 보는 사람으로 변화된 것입니다.  그러나 유다인들과 바리사이파 사람들은 보는 사람들이었지만 보고도 달라지지 않았기에 결국 못 보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본다는 것은 바로 믿는 것이며 믿는 다는 것은 행동으로 옮긴다는 것입니다.  자신에게 베풀어주신 사랑을 기뻐하면서, 감사하면서 다른 이에게 사랑을 전하는 실천하는 행동을 보여주어야 합니다.

 

  사랑은 그 사람을 올바르게 판단하는데서 시작됩니다.  아니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그 속마음을 알려고 하는 것입니다.  이럴 때 우리는 변화된 삶을 살아갑니다.  세상처럼 속마음을 알려고 하지 않고 겉모양으로 판단 내린다면 그리스도를 따르는 그리스도인인 우리는 눈먼 바리사아파 사람들처럼 보아도 보지 못하고 들어도 듣지 못하는 이가 될 것입니다.  우리는 아는 만큼 달라져야 합니다.  보는 만큼 달라져야 합니다.  새롭게 시작되는 한 주간 다른 이에 대한 판단을 내리기보다 있는 그대로 인정해주고 그 속마음을 알아볼 수 있도록 하는 아주 작은사랑을 실천할 수 있도록 기도하며 노력하는 시간이 되어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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