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곡동성당 게시판

침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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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주 [maryfrances] 쪽지 캡슐

1999-12-21 ㅣ No.696

 

나는 좀 어리석어 보이더라도 침묵하는 연습을 하고 싶다

그 이유는 많은 말을 하고 난 뒤일수록

더욱 공허를 느끼기 때문이다

많은 말이 사람을 얼마나 탈진하게 하고

얼마나 외롭게 하고 텅비게 하는가?

난 침묵하는 연습으로 본래의 나로 돌아가고 싶다

내 안에 설익은 생각을 담아두고 설익은 느낌도 붙잡아두면서

때를 기다려 무르익히는 연습을 하고 싶다

다 익은 생각이나 느낌일지라도 더욱 지긋이 채워두면서

향기로운 포도주로 발효되기를 기다릴 수 있기를

침묵하는 연습!

비록 내 안에 슬픔이건 기쁨이건

더러는 억울하게 오해받는 때에라도

해명도 변명조차 하지 않고

무시해버리며 묵묵하고 싶어진다

그럴 용기도 배짱도 지니고 살고 싶다

 

                                               - 유안진 에세이 - 중에서

 

날이 좋다

창 밖으로 보이는 날이 좋은 것 같다

침묵... 좋다                        

예전에 올렸던 글인듯 하다..

역시 좋은 글입니다. 제 생각에...

 

 

                 우리 모두 잊혀진 얼굴들 처럼

                 모르고 살아가는 남이 되기 싫어 하는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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