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성당 게시판

궁금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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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요셉피나 [xone2] 쪽지 캡슐

2001-12-30 ㅣ No.3255

 

 

 갈래?

 

 아침 적당히 먹고 떠났다!

 

 명지산을 가려다 내리는 눈발로 경기도 포천군

 

화현면에 있는 운악산 행.........

 

 월말과 토요일이 겹쳐서인지 강변도로에 차는 많았고

 

 하늘은 아우츄비크 포로 수용소의 하늘을 떠올리게

 

잿빛 이였습니다.

 

 달리는 차의 소리가 이상하게도 운하계를 찾아가는

 

별의 움직임처럼 들렸다.

 

 차 안에 흐르는 바하의 무반주 첼로곡이 무거워

 

 스키장 일동 베어스 타운엔 스키를 타는 사람들의

 

모습에 " 의사들은 사십 넘으면 스키 타는걸 권장하지

 

않는다며 쓸데없는 말로 침묵을 깼지요.

 

 운악산 입구에 도착하니 가는 눈발이 계속

 

날리더군요.

 

 전천후 날씨에  상관없이 매표소 아저씨는 앉아

 

계시고...

 

 우리 보다 한발 앞선 어른 세 명에 아이 한 명이 앞

 

길을 개척하며 걸어가고 있었습니다.

 

아∼ 정말 눈 같은 눈을 맞아 보는구나 하고 한 걸음

 

한 걸음 내딛었습니다.

 

 겨울 산은 잘못하면 홀린다더니 금방 해가 나서

 

아랫동네를 보여주더니 금방 안개가 앞산을

 

가리고......

 

 이미 두 번을 왔다 간 산이건만 도무지 생각이 안

 

나는 것 이였습니다.

 

 우리보다 앞서서 걸었던 사람들이 쳐지더니 함께 온

 

아이 탓을 하더군요.

 

아이 땜에 더 이상은 안 되겠다며.....

 

 이미 앞선 저희에게 정상까지의 시간을 묻어라구요.

 

" 예...앞으로 한 시간은 가야하는데 길이 아주

 

험합니다......"

 

 그 말에 그들은 포기를 하고 오던 길로 다시 되돌아

 

내려갔습니다.

 

 산에 단둘이 걷게 되었지요.

 

 아마 이런 게 인생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잠시

 

들더라구요.

 

 좋은 날만 좋은 길만 맨 날 있으랴.....하는 생각

 

A코스를 택해 내려오는 길은 쉬운 B 코스로 하자고

 

했지만 만만치 않는 길이더라구요.

 

변덕스런 날씨는 두시간 반 정도의 거리를 세

 

시간이나 되어서 정상 935.5m 도착하게 만들더군요.

 

 산 길 백 미터는 왜 그리 먼지요..

 

 눈보라 속에서 정상 감상도 잠시 하산 행.....

 

 절 고개 삼거리에서 순간의 실수로 30분만에

 

도착하는 현등사로 와야 하는데 길원목장으로

 

내려오는 길이 되고 말았지 뭡니까...

 

 진퇴양난 (進退兩難)유격 훈련 톡톡히 하고

 

왔습니다.

 

 운악산 특징은 악 (岳) 자가 든 산은 다 험하고

 

힘들다는 것은 알지만.....

 

 유격.....그래서 속으로 " 애따~ 모르것다 이왕이면

 

말도 하자 ..하고 속으로 유격! 유격!

 

하고 외치며 로프 타고 내려왔답니다.

 

 줄? 한 두 개?  장난 아니더라구요.....

 

 정말 낭떠러지에 눈은 엄청 많이 와서 길의 높낮이를

 

구별할 수 없었고 마침 가지에 표시해 둔 리본이라도

 

없었더라면 아마 내일 조간 신문에 "산에 오른 부부

 

조난 당하다"

 

하고 어설프게 실리게 되었을지도 모르지요.

 

 산의 반대 쪽 길원목장으로 내려 왔는데 차가 있는

 

쪽으로 가야하니 난감.

 

날씨만 좋으면 그래도 한 미모? 하는 핑계로 또 다시

 

히치 하이크인가를 해 보겠건만

 

 도로엔 눈으로 엉금엉금 기 듯이 차가 움직이는데

 

차마 태워 달라는 말이 안나오더라구요.

 

그냥 걸었습니다.

 

 때론 차 탄 사람들이 부러워하는 눈초리도 느꼈고

 

때론 눈오는데 청승이다 하는 무언의 말도 들릴까봐

 

아주 얼굴 푹 숙이고 걸었지요.

 

 한참 가다보니 길 옆에 도랑에 빠진 차를 건지는

 

레카차를 보았습니다.

 

 교통정리를 하는 사람한데 물어보니 조금만 가면

 

서파 검문소가 나온다나요.

 

걸었습니다......... 다시 미련 맞게......

 

걷다 그래도 믿음직스런 군인한데 물어보니 한참을

 

가야한다고 하데요.

 

 걷기는 무리이니 지나가는 차를 데워달라고 하라는

 

조언을 해주는데 눈이 와서 아마 사고라도 나면

 

 운전자가 책임을 지어야 하니 이런 날은 안

 

태워줄꺼라며

 

 짝꿍이 말을 하는데........

 

 과감히 제가 엄지손가락 또 들었다는아닙니까......

 

 이번엔 아주 큰 차 버스!

 

 서파 검문소에서 내려 금강산도 식후경 유명하다는

 

3대 할매 두부 집에 들렀지요.

 

그런데 우선 원조 가 다 붙여진 곳에서  맛있는 집

 

찾아가는 것은 가장 허름한 집을 찾아가면 된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친절한 할머니이 안내와 함께 이런 날은 산에

 

다니는게 아니라는 충고까지 받았지요.

 

 아 ∼차 세워둔  갈 길 너무 멀다......

 

 배를 채우고 다시 나와 또 손가락 세워 대형 버스

 

세워 타고 현리로..

 

 현리에서 하판리로.....

 

 세워둔 차는 눈을 홈빡 뒤집어 쓰고 우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족히 한 10Cm는 쌓인 듯 했습니다.

 

 브레이크를 밟았다간 휙 돌아가는 순간도 맛보면서

 

 서울로, 서울로 조심히 돌아왔지요.

 

 그런데 마치도 금을 그어 논 것처럼 경기도엔 눈이

 

많아 사람 차가 쩔쩔 매었는데

 

 서울이란 푯말이 보이면서 눈이 안 보였습니다.

 

이제 다시 제 자리로 돌아 왔습니다.

 

 그런데 오늘 눈 내린 정상에서나 눈을 밟으며

 

걸으면서 " 눈이 내리면 용산 노상카페에서 커피를

 

 쏘시겠다고 하셨는데.....

 

 오늘 신부님이 커피를 진짜 쏘셨을까 안 쏘셨을까

 

하는 생각이 제 머리에서 떠나지 않터라구요."

 

"커피를 쏘셨을까 .....안 쏘셨을까...........?

 

커피를 쏘셨을까 .....안 쏘셨을까...........?

 

커피를 쏘셨을까 .....안 쏘셨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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