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량리성당 장년게시판

너는 왜 우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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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승완 [raph] 쪽지 캡슐

2000-08-18 ㅣ No.1860

헤어진다고 다 우는 것은 아니지요.

내일 만날 기약이 있는 헤어짐은 이별이 아닙니다.

우리는 오늘 아침 집을 나오며 헤어짐에 대해 아무런 생각을 하지 않았기에

기쁨도 슬픔도 생각없이 그렇게 나왔습니다.

하지만 대문을 나오는 순간 다시는 그 대문을 넘을 수 없고 사랑하는

아내와 아이를 볼 수없다는 것을 안다면

오늘처럼 그리 쉽게 문을 나서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나와 무관한 것같은 그 어른들의 눈물을 보면서

가슴만이 아닌 내 눈까지 따라 울었습니다.

제가 저한테 물었습니다.

"너는 왜 우니?"

이산은 나와 관계없는 다른 사람의 이야기가 아니지요.

50년을 헤어져 만나는 부부를 보며

나의 아내를 다시금 가슴안에 감싸안습니다.

그럼요, 있을 때 잘해 주어야지요.

내일을 어찌 알겠습니까.

가족 모두에게 더 잘해 주어야겠다고 다짐합니다.

전 오늘 헤어지는 그분들을 보며 또 울었습니다.

제가 아는 평안도의 그 70 넘은 아이(그분들은 아직도 엄마를 그리워하는 아이들입니다, 코흘리개 여동생을 보고싶어 하는 아이들입니다)들도 오늘 얼마나 울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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