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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화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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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홍 [clemenskim] 쪽지 캡슐

2007-10-17 ㅣ No.6196

 

 

 

 

국화 분.



         세상의 길로
         들어서지 못한 채
         엇갈린 길로만
         외롭게 떠돌더니


         이제야 
         길 모퉁이에 앉아   
         지나가는 세월 바라보는
         너의 두 눈에
         깊어가는 가을만  
         하나 둘 쌓인다.


         그 세상의 길도
         애초에  
         있었던 것은 아니었지만
         

         네 걷던 길위에
         짓무른 아픔 내려 놓았어도 
         높디높은 하늘은 
         펄럭이는 비닐 조각처럼  
         언제나 하얗었다.
새벽을 찾던 사람들의 눈길이 어두워지는 텅 빈 밤 살며시 초록 빛 털어내며 일어서는 수락산을 깊은 꿈속에서도 보았으나 그래도 들길을 깨우던 차디 찬 이슬과 강변에 가랑비처럼 내리던 별 빛으로 온 몸 적시고 마른 기침에 잠 못 이루던 옛날이 있어 밤새도록 싸늘한 바람 마주하며 그리운 것은 목놓아 불러보고 잊혀진 것은 애터지게 그리워 하였던 너였다.
슬픔이 마를까 날 마다 쉰 목소리로 꿈결 같은 삶의 노래 부르더니 오늘 아침 소리 없는 네 미소로 유리 창에 스멀거리던 눈 부신 햇살이 노오랗게 물들고 있었다.
 

음악 : Who are w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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