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양동성당 게시판

백원짜리 동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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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석 [haein] 쪽지 캡슐

2001-04-27 ㅣ No.5985

 

 

 

                ♠ 백원짜리 동전(펀글)♠

 

 

 

 

저는 백원짜리 동전입니다.

 

수많은 수람들의 손과 손을 거쳐 지금은 당신 주머니

 

구석에서 어떻게 될지 모르는 운명속에 대기되어 있습니다.

 

어떤 사람의 손에서는 기쁨을 일궈내기도 하고

 

또 어떤 사람의 손에서는 갈등을 빚어내기도 하였지요.

 

그러나 저는 짜릿하고 떨리던 기쁨의 순간만을 기억합니다.

 

시골 아저씨의 지갑속에 머물었던 때 일입니다.

 

동구앞길에서 펑펑 눈물을 쏟고 있는 아이를 만났습니다.

 

그아이의 눈물은

     

심부름 가는 돈 100원을 잃어서 생긴 것이었습니다.  

 

그때 아전씨가 지갑속에서 나를 꺼내어

 

아이의 손바닥위에 놓았습니다.

 

그 순간, 기쁨이 전류되어 흐르던 아이의 작은 손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할머니의 주머니 속에서 기거하고 있을 때이지요.  

 

그 할머니는 꽤나 나를 오래 간직하고 있었는데

 

버스정류장에서 두 다리가 없는 걸인을 만났습니다.  

 

그때 할머니는 나를 찾았지요.  

 

그러나 주머니 속 귀퉁이에 있는 나를 찾아내지 못하였어요.  

 

한참을 걸어가다가 우연히 내가 만져지자

 

다시 걸인을 향해 빠른 걸음을 옮겨놓던 할머니와

 

내 가슴의 환희란!!

 

가난한 연인들이 멀리 떨어져 있었지요.

 

공중전화로 대화를 할때마다 동전이 부족하여

 

말을 아끼던 그 안타까움이란!

 

그날 그 연인은 "늘 당신곁에 있어요"라고 하는데

 

하마터면 말이 끊어질 뻔 하였지요.

 

그런데 내가 들어가서

 

"사랑과 함께"라는 말까지 하게 되었을때의 보람도

 

잊지 못할것입니다.

 

부디 저를 꺼내어서 한번 더 보아주시기를 바랍니다.

 

저를 그냥 쓰여지는 것으로만 여기지 마시고,

 

의미를 새겨주시기를 바랍니다.

 

저한테 또한번의 값진 추억을 주시는 당신이기를

 

기원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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