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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렌타인데이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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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주영 [Serina99] 쪽지 캡슐

2000-02-14 ㅣ No.978

오늘은 이름하야 발렌타인데이입니다. 화이트데이였어도 좋았을텐데..왜냐면 새벽엔 하느님이 비듬을 터시는지 정말 굵은 눈발이 휘날렸으니까요. 새벽미사 본 후 그 기쁨에다, 눈까지 오니까 괜히 낭만적인 기분이 들어 "러브레터"의 주인공의 포지션으로 하늘을 쳐다보며 눈을 맞고 있었지요. 입에 떨어지는 눈은 먹으면서.. 그때 기혜의 분위기깨는 한마디 "언니! 눈 먹지마! 요즘 눈은 산성눈이야!"

 

어쨌든, 몇몇이 산 초코렛을 모두 함께 상신부님과 정마티아 학사님, 남라파엘 학사님께 드렸지요. 물론 상봉 미카엘이랑, 준배 암브로시오랑 근태 프란치스코 모두에게두요.

근데..별루 기뻐하시지 않는듯했어여..오랜만에(?) 받아보시는 거라 어색하셔서 그런지, (하두 많이 받아) 별 감동을 못느끼시는 지, 아님 한달 후의 오늘이 두려우신지(hihi)..그냥 빙그레 웃으시기만 하시는 거여요..그 때 또 분위기깨시는 어떤 아저씨의 한마디.."여 신부님, 학사님 요즘은 초코렛도 상표따져보고 드셔야 합니다!" .(벙..)

 

어쨌든 지금..회사 회의실에선 여직원들이 초코렛 포장하느라 정신이 없습니다요..어젯밤엔 잠꾸러기 제 동생은 꼴딱 밤새서 철사에다 하나하나 초코렛 달아서 하트모양으로 만들더군여..사실 누군에겐가 사랑을 전하는 일이란 정말 기쁜일입니다. ..달콤한 초코렛을 주면서 너에 대한 나의 사랑도 그래..하고 말해줄땐..밤을 꼴딱 새운 그 힘든 작업도 모두 초코렛 맛같은 달콤함으로 변해있을테니까요..

 

하지만요..그래두..전, 달콤한 맛을 내지만, 많이 먹으면 입이 다리고 결국 물 한컵 마셔야 하는 그런 갈증을 내게 하는 달짝지근한 초코렛 사랑은 안할래요..결국 그것은 순간적이니까요..

 

오래도록 은은한 향기가 나는 사랑, 그리고 목마르지 않는 사랑, 보이지는 않지만 내 영혼에 공명을 울리는 그런 사랑을 할래요.

 

내가 너무 이상적인가, 아님..나이가 들었나..

 

하하하..오늘은 신부님이랑 <반칙왕> 보는 날..애인없는 사람들 다 모여 영화보는 날 같네요..하지만 예수님이랑 애인하고 싶은 사람(왠지 몇몇은 이 말 들음 안올것 같다), 그리고 예수님과 벗하고 싶은 사람들이 모여 영화보는 날이라고 왠지 변명하고 싶네요. 왜냐면 그만큼 예수님이, 그리고 예수님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좋은걸 어떡해요..모여두 예수님 얘긴 거의  안하는 것 같지만요..(히히)

 

그럼..오늘도 기쁜 하루 되세요. 저두 그럴께요! 여러분이 초코렛에 담는 사랑도..그처럼 기쁨과 행복 그리고 평화로 결실을 맺길 빌면서..이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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