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문2동성당 게시판

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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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희경 [juckonly] 쪽지 캡슐

2000-12-31 ㅣ No.1087

아..벌써 1년이 지나가는 군요..

과연 대학에 갈수 있을까..

걱정반 기대반으로 시작되었던

2000년이.

뭐..제게는 행운&불행의 한 해였습니다.

대학도 붙었고

가고싶은 과에 붙었고

새 친구도 생겼고

있던 친구와 헤어지기도 하고

더 친해지기도 하고

새로운 사람이랑 만났다가

헤어졌다가

울다가, 웃다가

..

말도 안하고 엉뚱한 짓도 가끔하고

그랬지만..

지금에 와선

모두 하느님이 제게 주신 소중한 선물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아픈 기억이든, 좋은 기억이든

저에게 도움이 되었으니까요..

그리고

제게 가장 큰 선물은

우리 성당 청년들을 만난 일입니다...*^^*

 

 

산을 밟지 않고 숲을 말하지 못한다

 

"멀리서 보는 산이 아름답다". 라고 하지만

산을 밟지 않고

우리는 숲을 말하지 못한다

가까이, 서로에게 마음 열지 않는

한 우리는 영원한 타인이다

너와 내가 그와 함께 엮어 가는

삶의 거미줄

날벌레 한 마리

가지런한 내 방을 헝클어 놓더라도

우리 분노 하지 말자

바람에 부러진 삭정이

내 발등 찍더라도

우리 상처를 상처라 말하지 말자

분노는 상처를 만들고

상처는 또 하나의 무덤을 만든다

풀 한 포기 돋지 않을

썩지도 않을 머리칼만 무성하게 자라날

고드름 같은, 성애 같은 무덤

우리 처음부터 만들지 말자

초승달 기운 밤을 어둡다고만 탓 할 일이 아니라

어지러운 생각은 어지러운 대로 휴지통에 구겨 넣자

구겨진 주름사이로도 하늘은 떠있고

하늘 한 끝에서 쪽물 들이고 있는

큰 손앞에 서면

내가 앉은 의자의 삐걱이는 소리가 들리고

쾅 쾅 못질을 하는 망치 소리가

아래 위층 벽을 흔들며, 선잠 깬 내 귀를 두드릴 때

우리 비로소

서로 다른 아귀의 어긋난 모서리를 맞추어나간다.

 

- 강초선 -

 

 

 

 

차분하게 보낼수 있는 한해 마지막날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진짜 새천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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