둔촌동성당 게시판

[RE:565] 2 라는 숫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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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욱 [austin89] 쪽지 캡슐

2000-02-25 ㅣ No.567

재민 보렴!!

나는 전에 정팅 시간에 만났던 사람인데 기억하니?

내가 너의 글을 읽고 주제넘게(?) 한 가지 해 줄 말이 생각났다.

 

제목에서 처럼 "2"라는 숫자는 여러가지 많은 의미를 가지고 있다.

우선 우스개로 "미운오리 새끼"라는 동화에서도 오리가 등장하지?

물위에 떠 있는 오리를 옆에서 보면 "2"자 처럼 생겼다.

그리고 오리는 물에서 산다고 말하기도

어렵고 땅에서 산다고 하기도 어려운 그런 동물이지.

그래서 백조가 노는데 오리가 가서 이상한 일이 발생한다는 동화가 나온지도 모르겠다.

"2"라는 글자는 우리 생활에도 많은 연관이있다.

중학교 "2"학년 때는 인문계냐 실업계나 고민을 하게 되지.

고등학교 "2"학년 때도 문과냐 이과냐를 결정한 다음

어느 대학 어느 진로를 갈 것인가를 결정하게 되는 시기란다.

또 대학교 "2"때는 남자들의 대부분이 군에 갈 것인가 말 것인가,

또 거의 모든 대학생들이 내자신은 무엇인가 전공은 어떻게 정할까 등의

심각한 고민을 새로하게 되는 시기이기도 하다.

또 "2"0대(20대)에는 진정한 삶의 목표를 위해 직업을 결정하고

또 다른 나의 반쪽을 찾는 그런 시기이기도 하지.

의견을 결정하거나 투표를 할 때도 "두가지" 안을 놓고 고민하기도 하고.

이밖에도 찾아보면 무수히 많을 것같다.

 

이렇게 써 보니까 "2"라는 숫자가 가지는 의미가 매우 많은 것 같다.

재민이가 고민하는 부분도 아마 이런 부분이 아닐까 생각한다.

더구나 학생회장의 일을 하게 되면 아무래도 공적인 일에 신경을 더 쓸테니까

점점더 자신의 문제를 생각하는 시간이 줄게

따라서 지금의 고민을 하게 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다 "두가지"를 놓고 벌어지는 사람의 마음속의 전쟁이기도 하지.

그렇지만 어렵게 생각하지 말자.

고등학교 때의 삶이 그렇듯이 어디 자기 마음대로 되는 것이 있니?

나는 30을 넘긴 지금도 내 마음대로 되는 일이 아직도 없다.

그러니까 우리 마음을 편하게 가지고

모든 것을 한꺼번에 해결하거나 처리하려고 하지 말자.

그냥 그 때 그 장소에 임하여서 그 자리에 충실히 하자고나 할까?

어떻게 보면 무지 수동적이고 나태한 것 처럼 보이지만

알고 보면 가장 빠른 해결 방법이기도 하다.

또 혼자 모든 것을 해결하려고 하지 말자.

나는 지금에 와서 생각해 보니까 혼자 해결하려다 낭패를 본 경우가 허다하다.

재민의 당면 과제들을 가장 적절한 사람들에게 불어서 해결해 보도록 하자.

성당일은 신부님, 수녀님, 주일학교 선생님들, 선배 회장들한테 물어가면서 하고

재민이 만의 일은 부모님과 가까은 친구들, 그리고 학교 선생님들께 여쭈어가면서

하면 좀 더 좋은 방향으로 일들을 처리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재민이의 생활중에 하느님께서 당연히 가지셔야 되는

부분이 절대로 재민이의 마음대로 움직여서는 안된다는 것이지.

학생회 일을 하다보면 자칫 하느님의 공간이 빠지는 수가 많이 있더라.

학생회장으로서의 시선도 중요하지만 신앙인의 눈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야기를 하다 보니 너무 길어졌구나.

결론도 결국은 남들이 다 하는 똑같은 말이 되어 버렸고...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PS. 나도 학생회 활동많이 했었구 주일학교 교사를 오랫동안 해 봤기 때문에

    내가 했던 생각들이 재민이의 것과 비슷한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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