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계동성당 게시판

예수님은 바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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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준 [bopark] 쪽지 캡슐

2001-03-23 ㅣ No.2239

묵주기도를 하다가

고통의 신비를 바칠 때는

예수님이 왜 그토록

바보 같은지 답답해 집니다.

 

누가 알아준다고

피땀을 흘리시고.

 

누가 알아준다고

채찍질을 당하시고.

 

누가 알아준다고

가시관을 왕관처럼 받으시고.

 

누가 알아준다고

십자가를 지시고.

 

누가 알아준다고

십자가에 못박혀 돌아가셨는가요?

 

평범한 인간의 눈으로 봤을 때

너무도 한심한 대우를 받으신

당신은 진정 이 시대의 구세주이신가요?

 

머리로만 당신을 알기에는

당신의 뜻이 너무나 깊기에

 

때로는

화가 날 때도 있습니다.

 

그러나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당신의 모습 앞에서

때로는 위안도 가져 봅니다.

 

고통의 잔을 거두어 달라고

하늘의 아버지께 기도하시고.

 

그러나

아버지의 뜻이라면

아버지 마음대로(?) 하시라는

모습 앞에서는

 

왠지 모를 가슴 찡함이 다가와

코끝을 시리는

인간적인 모습을 봅니다.

 

당신은 한없이 커지셔야함에도

저희들은 끝없이 작아져야 함에도

 

정반대의 현실을 봅니다.

 

저희들에게

온갖 멸시와 조롱

채찍질과 가시관을

왕관처럼 받으시고

 

십자가를 마지막 선물(?)로 받으시면서도

끝까지 저희들의 구원을 위해

기꺼이 창을 받으신

 

바보 중의 가장 큰 바보인 것 같으면서도

바보가 아니었던 당신은 진정 저희들의

영웅이시라고 고백하고 싶습니다.

 

당신이 늘 함께 계시기에

저희들은 행복합니다.

 

세상의 어느 고통이

생살에 못을 박고, 옆구리를 창으로 찔리우고

피범벅이 되어 울부짓던 당신의 고통과 견주겠습니까만

 

편하게 신앙생활을 하면서

신앙은 액세서리인양

살아가고, 힘들고 어려움에 처하면

당신을 원망하면서

살아가는 제 모습이 한심스러워

이렇게 주저리 주저리

당신께 대한 넋두리를 올려봅니다.

 

충성!

 

비오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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