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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8002] 그것은 아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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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성호 [austin] 쪽지 캡슐

2001-11-11 ㅣ No.8005

 

가톨릭의 전통적인 교리에 따르면, 세상에서 죄의 벌을 못다하고 죽은 사람이 천국으로 들어가기 전에 연옥에서 정화의 고통을 받게 되는데, 모든 사람에게 동일한 것이 아니라 각자의 죄벌에 따라서 차이가 있습니다. 한국 천주교회 초기 때부터 사용해 온 `연도’(煉禱)라는 말은, 바로 이러한 연옥에 있는 이를 위해 드리는 기도를 지칭합니다. 본디 천주교에서는 연옥에 있는 사람들을 `불쌍한 영혼’ 이라고 부르는데, 그 까닭은 이들이 자기의 힘으로는 연옥에서 탈출할 수도, 또 괴로움을 완화시킬 수도 없으나, 지상 여정에 있는 신자의 기도와 선업에 의지하여서는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이리하여 이러한 영혼들을 위하여 바치는 이 지상의 신자의 기도를 `연도’라고 하는 것입니다. 이 옛말을 오늘날 교회의 공식명칭으로는 `위령의 기도’라고 하지만 전통적인 말로 계속 연도라고 쓰고 있는 것입니다. 간혹 연도(鍊禱)라는 한자어를 쓰나 이는 잘못된 표기입니다.

 

또 죽은이를 위해 기도하는 연도방법은 <천주성교예규>라는 기도서에 따라 하는 것입니다.

 

"천주성교예규"(天主聖敎禮規)란 한국천주교회의 예식서로서. 보통 ’성교예규’ 또는 `예규’로 간단히 부릅니다. 원래는 아시아의 전통적인 장례와 혼인에 관한 예절을 그리스도교적인 방법으로 토착화하기 위해 한문본으로 쓰여진 것을 번역한 것으로 역자는 다블뤼(Daveluy, 安敦伊) 신부입니다. 목판본과 활판본의 두 종류가 있는데 목판본은 상·하 두 권으로 돼 있고, 활판본은 단권입니다. 이 `예규’도 《회죄직지》와 매한가지로 늦어도 1859년에는 완성되었으리라 여겨지는데, 한문본의 것을 전부 택하지 않고 추려냈습니다. 한문 원본은 1책 5권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처음 3권은 장례에 관한 것이고 나머지 3권은 혼인예식에 관한 것입니다.

 

이 책은 처음에 필시본으로 전해지다가 1864년에서 1865년 사이에 상·하 두 권의 목판본으로 간행되었고, 이어 1887년에 단권의 인쇄본으로 간행된 후 여러번 판이 거듭되었습니다.

 

목판본의 목록을 보면, 제 1권은 크게 선종을 돕는 공부, 임종을 돕는 규식, 병자를 제성하는 규식, 임종경으로 구분되어 있는데, 병자를 제성하는 규식에는 통회, 신덕, 망덕, 애덕, 경덕, 봉헌, 인내, 순명 등이 있고, 임종경에는 병자 임종 때에 감사하여 도우심을 구하는 경, 임종도문, 임종 축문, 임종자에게 가장 유익한 경문, 임종할 때와 영혼이 육신을 떠난 후의 경문, 종후 축문 등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제2권은 크게 상장(喪葬)규구, 상장예절, 유동(幼童) 장사예절, 상계문답으로 구분되는데, 상장예절은 다시 초상때의 예절과 연령을 돕는 찬미경으로 세분됩니다. 상장예절에도 그렇거니와 특히 유동예절에 성영(聖詠)이 많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끝으로 상례문답은 임종자를 권고하여 선종케 하는 일, 장례에 관한 기도와 예식 등에 관해 문답식으로 자세히 풀이하고 있습니다. 십자가를 앞세우고 촛불을 들고 성영을 외면서 큰 길을 지나가는 장례행렬은 그 예절이 매우 점잖고 아름다워, 이를 보고 개종하는 자가 있었다고 한 역자의 말대로 《예규》가 가톨릭 전교에 끼친 영향은 절대로 과소평가될 수 없습니다. (참고문헌 : 崔奭祐, 韓國敎會史의 探究, 한국교회사연구소, 1982)

 

제대로 답변이 되었는지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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