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의 모습

성서100주간 방학을 맞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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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기호 [kkhchs] 쪽지 캡슐

2009-12-18 ㅣ No.1709

방학입니다. 학창시절 왠지 방학하는 날이면 기분이 좋아져서 들뜬 마음으로 학교에 가곤 했던 기억이 납니다. 방학식에 앞서 계획도 거창하게 세우고 공부하는 시간, 노는 시간, 식사기간, 취침시간 열심히 계획표도 짰습니다. 그런데 항상 노는 시간은 열심히 지켰는데 공부하는 시간은 계획대로 실행한 적이 없는 것 같습니다.

 

 본당에서 성서100주간을 시작하면서 많은 갈등을 하였습니다.

과연 3년이상의 긴 기간을 무사히 마칠 수 있을까?

일도 바쁜데 꼭 모임을 갖고 성경을 읽어야 하나?

그냥 집에서 혼자 읽으면 안되나?

틈틈이 시간을 내서 읽으면 훨씬 빨리 읽을 수 있지 않을까? 등등

 

성서100주간을 개강하면서 자신감이 더욱 없어졌습니다.

특히 성서100주간을 이미 하고 있는 터라 일주일에 두 번 참석하는 것이 너무 부담스러웠으며 안내자(봉사자)로서 책임감이 짓누르기 시작하였습니다. 시간에 쫓겨 성경을 제대로 읽지도 못하고 참석하는 경우도 있었고,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도 있고 해서 괜히 망신만 당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몇 주간이 지나면서 저의 생각은 바뀌기 시작했습니다. 성서100주간은 성경읽기는 기본이고 삶의 활력소가 되고 있습니다.

 

1. 시간은 만들면 된다는 것입니다. 저는 세상에서 제가 제일 바쁘게 산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바쁘더라도 밥을 먹고 살듯이 성경말씀을 영혼의 양식을 먹듯이 채워가면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일이 바쁘면 조금 더 늦게 까지 하면 되고, 오늘 못하면 내일 조금 더 일찍 일을 시작하면 된다고 생각하니 그리 어려움 없이 2학기를 무사히 마칠 수 있었습니다.

 

2. 과거 저의 잘못을 하나하나 생각해 보고 반성하는 계기가 되었으며, 하루하루를 묵상하며 사는 삶으로 바꾸려고 노력하게 되었습니다 성경말씀을 읽다 보면 성경에 나오는 사건과 인물들에게 저를 대입해 보게 됩니다. 그리고 하루하루를 보내면서 저의 행동 하나하나가 성경말씀과 일치하는지를 생각하게 되고 머리 속에는 성경말씀이 스쳐가곤 하였습니다.

 

3. 생각이 긍정적으로 변화되고 있습니다. 남의 단점을 보기 보단 다른 형제, 자매님들의 묵상을 들으면서 그 분의 장점이 훨씬 크게 보였습니다. 그러다 보니 가정생활에서도 아이들과의 대화 중에 야단보다는 칭찬을 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특히 화를 참고 인내하는 마음이 생기다 보니 아이들과도 관계가 많이 개선 되었습니다.

 

4. 남의 말을 듣는 훈련이 되어 가고 있습니다. 묵상하는 방식이 남의 말을 끝까지 듣는 것이고중간에 평을 하거나 끼어들어 말을 하는 것이 아니므로 남의 말을 듣는 훈련이 자연스럽게 되었습니다.

 

5. 고정관념에서 벗어나는 계기가 되고 있습니다. 묵상을 듣다 보면 저와는 다른 생각과 환경을 갖고 사는 분들을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매주 제가 생각하지 못하였던 성경 구절을 묵상하거나 삶을 말씀하시는 형제, 자매님들께서 저의 고정관념을 깨주고 계십니다

 

6. 그리고 휴식 중에 묵상에서 나누지 못한 담소를 나누며, 성경을 읽으며 궁금했던 점을 서로 의견 교환도 하고, 일상의 삶을 넋두리와 함께 나누기도 하는 사랑방이었습니다.

 

 벌써 본당에서 성서백주간을 시작하고 두번째 방학을 맞습니다.

마음속으로 그 동안 성서공부를 하느라 하지 못한 일도 하고, 무엇보다도 복습도 하고 예습도 하리라 다짐합니다. 얼마나 지킬지 자신을 못하겠습니다.

 

모세가 시나이산에 올라가 하느님께 계약궤를 받아오는데 40일이 걸렸습니다. 그 동안 아론을 비롯한 이스라엘 민족들은 이집트를 탈출하면서 많은 기적을 몸소 체험하였음에도 불구하고 40일이라는 기간이 무척이나 길었던지 황금송아지를 우상으로 만들고 향락에 빠져 버렸습니다.

만약에 아론을 비롯한 이스라엘 민족들이 하느님의 인도하심을 믿고 기다렸다면 후대의 이스라엘 백성들이 하느님께 대한 배신행위와 계명을 저버리는 일을 반복하지는 않았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그만큼 첫 단추를 어떻게 끼우느냐가 중요한 것 같습니다. 2달 가량의 방학 기간을 어떻게 보내느냐는 자신의 의지에 달려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스라엘 민족과 같은 우를 범하지 않기 위하여 성경을 손에서 놓지 않고 꾸준히 공부해 보겠다고 다짐합니다.

 

졸필을 끝까지 읽어 주신 교우님들께 감사 드립니다.

하느님의 은총이 가득한 성경공부가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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