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곡동성당 게시판

깜.복.기 3/2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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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진 [petrojin] 쪽지 캡슐

2004-03-21 ㅣ No.3161

다해 사순 제 4주일

 

복음 : 루가 15,1-3.11-32

 

"늦게야 님을 사랑했습니다"

 

"늦게야 님을 사랑했습니다. 이렇듯 오랜, 이렇듯 새로운 아름다움이시여, 늦게야 당신을 사랑했나이다."(고백록 10권 27장)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성 아우구스티누스 성인의 고백입니다.

신학교 1학년 때 고백록을 읽고 많은 감명을 받았었습니다. 무엇보다도 아오스딩 성인의 삶이 매력적으로 다가왔습니다.

 

오랜 방황생활 끝에 올린 이 고백이 오늘 복음의 탕자가 보여주는 고백이 아닌가 싶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자기 자신이 누군가로부터 사랑을 받고 있다는 사실을 느끼는 순간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고 회개하게 됩니다.

신앙인의 회개도 마찬가지입니다. 전적인 삶의 전환을 뜻하는 진정한 하느님 앞에서의 회개는 아버지인 하느님의 사랑을 느끼고 깨닫는 순간에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하느님의 사랑은 항상 우리에게 머물러 있습니다. 마치 집을 떠나 온갖 속을 따 썩이던 아들이 돌아왔을 때에도 맨발로 달려나가 맞이하는 아버지의 사랑처럼 말입니다. 단지 우리에게 그 사라을 느껴 볼 마음의 여유가 없는 것뿐이지요.

작은 아들은 오랜 방황 끝에 가족들의 사랑이 얼마나 컸었는가를 깨달았습니다. 그 순간 그는 아버지의 집으로 돌아갈 것을 결심했고, 그로 인해 진정한 회개의 순간을 체험하게 됩니다. 하지만 큰 아들은 아버지와 함께 생활했지만 항상 주어진 아버지의 사랑을 깨닫지 못했습니다.

 

신앙생활에 있어서 우리는 항상 새로움을 느낄 수 있어야 합니다. 오늘은 어제와 똑같은 하루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우리에게 주신 새로운 오늘인 것입니다. 우리가 그것을 느끼지 못하고 살아간다면 문제가 있는 것입니다. 판에 박은 듯한 신앙생활은 큰아들의 삶을 살아갈 수 있습니다. 사람들 눈에는 착하고 성실한 모습으로 보일지 모르지만 은총을 느끼지 못하는 삶이기에 본인에게는 괴롭고 불만투성인 삶일 수밖에 없습니다. 그 불만은 언젠가 터지게 마련이지요.

 

우리가 진정 하늘과 아버지께 죄를 지었다고 고백할 수 있는 신앙인이 되려면 먼저 하느님의 사랑을 내 마음 안에 먼저 하느님의 사랑을 내 마음 안에 받아들이기 위한 준비부터 해야 할 것입니다. 그것이 선행되어야 회개했다고 말하면서도 생활은 바뀐 것이 없는 엉터리 회개가 없어지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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