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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 만들기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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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규 [marco1998] 쪽지 캡슐

2013-07-21 ㅣ No.7700


친구 만들기 시대.
 

‘친구 만들기’라는 관점에서 성경을 해석해 보았습니다.

창세기에서 성조 아브라함은 지나가는 나그네를 극진하게 대접합니다.

그리고 그들을 마치 오래 된 벗을 맞아들이는 것처럼 그들을 맞아들입니다.

아브라함은 처음 보는 나그네를 아주 정겨운 친구로 만들기 위해

스스로 그들의 종이 되는 것도 마다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그 세 사람은 나중에 알고 보니
하느님께서 보내신 천사들이었습니다.

 주님의 천사들은 아브라함의 친절과 겸손에 감동하였고,

기꺼이 아브라함의 친구가 되어주었습니다.

그리고 그들은 아브라함과 그의 아내 사라가

가장 열망하는 귀한 아들을 점지해 주었습니다.

아브라함이 믿음의 조상이 된 첫 걸음은

하느님의 부르심을 기쁘게 받아들인 것이었고,

두 번째는 지치고 굶주린 불쌍한 나그네를 친구로 맞아들인 덕분이었습니다.

그래서 아브라함은 아주 많은 복을 받게 됩니다.

루카 복음 10장에서 마르타는 예수님을 자기 집으로 모셔 들였습니다.

마르타에게는 마리아라는 동생이 있었는데,

두 자매는 예수님을 아주 정성스럽게 대접합니다.

복음서에서 예수님은 공생활 동안 예루살렘을 세 번 방문하시는 데,

예루살렘을 방문하시기 전에 꼭 베타니아에 있는

마르타와 마리아 자매의 집에 꼭 들르셨다고 합니다.

예수님께서는 마르타와 마리아, 라자로가 사는

세 남매의 집에 가시는 것을 아주 기뻐하셨습니다.

루카 복음에서 마리아는 예수님의 발치에 앉아

말씀을 잘 듣는 것으로 예수님을 아주 기쁘시게 해 드렸고,

마르타는 예수님께 맛있는 음식을 대접해 드림으로써

예수님을 기쁘시게 해 드렸습니다.

예수님은 이 자매의 아주 귀한 친구였습니다.

예수님께서도 이 세 남매를 사랑하는 친구로 여기셨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마르타와 마리아 자매와 그녀의 오빠인 라자로를

아주 극진히 사랑하셨다고 합니다.

이 세 남매는 말씀이 사람이 되신 구세주 예수 그리스도,

창조주 하느님을 친구로 사귄 참으로 복된 사람들이었던 것입니다.

우리는 지금 인생 백 살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아주 오래, 아주 길게 산다는 것은 우리에게 좋은 선물이기도 하지만,

사람에 따라, 어떻게 살았느냐에 따라 복이 될 수도 있고

끔찍한 비극이 될 수도 있습니다.

운 좋게 나이 육십에 퇴직을 한다 해도

우리는 사십년이라는 긴 세월을 더 살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우선 적당한 재산과 건강이 받쳐주지 않으면

그 긴 세월이 시리고 쓰디쓴 고통의 시간이 될 수도 있습니다.

또한 서로 아끼고 사랑하는 친구와 함께 살아가는 좋은 동반자가 없다면

그에게 남은 것은 고독과 외로움만 있을 뿐입니다.

친구가 없는 인생은 아무리 돈이 많아도,

아무리 육체적으로 건강하다고 해도,

고독과 외로움만 있을 뿐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는 지금

어느 누구를 막론하고 좋은 친구를 만들어야 하고,

좋은 친구와 우정을 돈독히 쌓아야 하는 시점에 서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루카 복음 16장 9절에서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불의한 재물로 친구를 만들어라.

그래서 재물이 없어질 때에

그들이 너희를 영원한 거처로 맞아들이게 하여라.”하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리고 이어서

“그러니 너희가 불의한 재물을 다루는 데에 성실하지 못하다면,

누가 너희에게 참된 것을 맡기겠느냐?”하고

말씀하셨습니다.

좋은 친구를 만드는 것이 복음을 실천하는 삶이라는 말씀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세상 끝까지 함께 할 친구들을 만들고,

관리하는 일에 정성을 쏟아야 합니다.

지금까지 우리는 어리석게도 앞만 보며 달려왔습니다.

돈 버는 법에만 귀를 쫑긋 세우고,

친구 사귀는 법은 등한시 해 왔습니다.

우리 눈에는 좋은 친구보다는 늘 경쟁자만 보였습니다.

그래서 우리 주위에는 아주 외롭고 고독한 사람들이 넘쳐나고 있습니다.

따뜻한 위로의 말을 해 줄 사람이 없고,

나의 상처를 치유해 줄 사람이 없으며,

희망찬 미래를 열어 주는 친구,

나의 부족함을 채워 줄 친구가 없어

자살 율 세계 1위의 나라가 되었습니다.

참으로 어처구니없고 안타깝기 그지없는 세상이 된 것입니다.

그러므로 친구를 많이 만드는 삶을 산다는 것은

행복한 공동체, 사랑의 공동체를 만드는

삶을 살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좋은 친구를 만들고,

많은 사람들에게 좋은 친구로 살아간다는 것은

하늘나라에 보화를 쌓는 전략이며,

복음 말씀을 실천하며

지혜롭게 살고 있다고 볼 수 있는 것입니다.

그것은 가장 미소한 이를 돕고

사랑을 베푸는 것과 같은 것이며,

하느님 나라가 이 땅에 임하시게 하는

삶을 살고 있다는 것과 같은 것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합니까?

먼저 우리는 베타니아에 살던 마르타와 마리아처럼

예수님을 집으로 모셔 들여야 합니다.

그리고 그분과 친구가 되는 것입니다.

우리도 마르타와 마리아처럼

영원한 생명의 나라의 주인을 내 친구로 만들어야 합니다.

그러면 그분께서 우리에게 모든 것을 다 해 주실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주님께서 우리를 위해 봉사하신 것처럼

우리도 교회의 봉사자가 되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아브라함이 곤경에 처한

불쌍한 나그네를 위해 봉사한 것처럼 사는 것입니다.

교회의 봉사자로 살아가면 많은 친구를 얻게 됩니다.

얼마 전 우리 본당 연령회 회원들과 일박 이일 간 놀러갔던 일이 있었습니다.

우리 본당 연령회원들은 타 본당에 비해 나이가 지긋한 봉사자들이 많습니다.

그런데 일박 이일 간 지내는 동안

그들이 참 좋은 친구들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아주 행복한 노후를 보내는 지혜로운 사람들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선 그들은 손발이 척척 맞았습니다.

음식을 할 때에도, 노래 부르며 놀이를 할 때에도,

서로 앞을 다투어 봉사하는 자세였습니다.

서로를 위해 봉사하는 손길과 배려가 참으로 놀라웠습니다.

그러니 모든 것이 다 재미있고 기뻤습니다.

함께 미사를 봉헌하며 우리는 감사와 찬미를 드렸습니다.

그들의 모습 하나 하나가 감동이었고,

하느님께 드리는 찬미였기 때문입니다.

봉사하며 산다는 것이

좋은 친구를 만드는 참된 길임을 실감하는 시간이었습니다.

그들은 모두 회장 같은 사람들이었지만

모두가 총무역할을 하고 있었습니다.

모임에서 총무는 많은 사람에게 연락하는 사람입니다.

날자와 시간을 조율하고 장소를 예약하고,

회비를 걷고,

모임을 이끌어 가는 일은 성가실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귀찮은 일을 묵묵히 해낼 때 친구는 늘어납니다.

친구를 만든다는 것은 재테크처럼

시간과 노력을 들인 만큼 성공 확률도 높아집니다.

평생 갑으로 살아 온 사람들일수록 퇴직하면 더 외롭게 살아갑니다.

항상 남들이 만나자는 약속만 골라서 만났기 때문입니다.

남녀노소, 유식한 사람과 무식한 사람,

가진 자와 가지지 못한 자를 따지지 마십시오.

우리가 만나는 모든 사람들이 다 소중한 존재입니다.

우리가 그들을 나의 소중한 친구로 맞아들이면

아브라함이 받았던 축복을 받게 될 것입니다.

모든 이에게 좋은 친구가 되고

좋은 친구를 만들려면 매력이 있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 우리는 아침에 일어나면 제일 먼저

아름답고, 거룩하고,

좋은 것을 보고 들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하루의 처음과 시작이 하루를 좌우합니다.

맨 처음을 아름답게 시작해야

하루를 온종일 밝고 기쁘게 지낼 수 있으며,

만나는 사람들에게

행복을 전해 줄 수 있는 매력적인 사람이 될 수 있습니다.

그래야 만나는 사람들 모두에게 밝게 인사할 수 있으며,

항상 긍정적으로 말하고, 창의적으로 일하며,

위로와 축복을 빌어 주는 사람이 될 수 있습니다.

이 세상 제일 좋은 친구는 사랑하는 배우자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배우자에게 최선을 다 해야 합니다.

그러므로 이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사랑하는 배우자와 자녀들에게 귀를 기울이는 것과,

나의 벗이 되어 주신 그분의 말씀에 귀를 기울이는 것과,

그분과 하나 되고자 그분의 음성에 귀를 기울이는 일입니다.

내 친구이신 주님께서 무엇을 원하시는 지를 살피고,

그분이 원하시는 일을 해야 하는 것입니다.

그러면 어느새 내 주위에는

아름답고, 거룩하고, 사랑스럽고, 복되고, 성실한

많은 벗들이 나를 행복하게 감싸주고 있을 것입니다.

수원교구 밤밭 마테오 신부님 말씀 -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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