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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더위가 행복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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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미예수님!!
날씨가 따따합니다. 이제 30도 정도는 덥다는 느낌도 들지 않습니다. ㅋㅋ 어제 퇴근해서 집에 들어가니 실내온도가 물경 31도 ㅠㅠㅠ 온도를 가르키는 그 숫자에 그냥 질립니다.
마침 마눌님이 친구들과 바캉스를 떠난 후라 에어컨 몰래 틀었습니다. 평시에는 국가적인 전력사정과 과다한 전기세를 고려하여 절대 틀지 않습니다. 우리 집 에어컨은 작년 이후 장식품입니다. ㅠㅠ 플러그 꼽고 에어컨을 틀자 시원한 바람과 함께 점점 온도가 낮아지더군요.. 28도에 이르니 적당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사실 겨울의 28도는 뜨거운 온도이지요.. 우리들이 타고 다니는 차에 있는 온방냉방의 범위를 아십니까? 대부분의 차는 냉방온도가 18도.. 난방온도는 30도가 한도로 설정되어 있습니다.
우린 이 온도에서 덥거나 시원하다고 느낍니다. 어제 울산이 40도를 오르내렸고 중국의 상해는 42도를 들락날락한다네요.. 인간의 몸은 더워지면 땀으로 수분을 배출하여 체온을 낮추는데 32.8도 이상 올라가면 땀이 나오더라도 체온이 내려가지 않는다네요..
그래서 물을 지속적으로 마셔야한답니다.
이제 더위도 막바지라고 생각합니다. 산이 높으면 골이 깊습니다. 고난은 곧 낙원이 오는 징후이기도 하지요.. 몇달 후 겨울이 찾아오고 눈이 내리고 추워지면 우린 다시 이 더웠던 여름을 그리워할 지도 모릅니다.
그러나저러나 우리는 별탈없이 살고 있으니 이런 더위를 느끼기나 하지요.. 인생에서 다른 급박한 사정이 있다면 이정도의 더위는 느끼지도 못합니다. 17살에 불치의 병에 걸려 생을 마감해야하는 소녀가 있습니다. 하루하루 죽음의 그림자와 마주하고 있는 이 소녀는 20살까지만이라도 살아보는게 소원입니다. 그러나 현재로는 불가능 합니다. 일분일초가 너무 아깝습니다.
우리는 아무런 감흥없이 낮잡 한숨 자고.. 덥다고 짜증내고.. 길 막힌다고 열내고.. 작은 일로도 이웃과 다투고.. 저녁에 친구들과 먹걸리/파전할 수 있다는 것도 어찌보면 큰 행복입니다. 당장은 죽음에 대한 걱정이 없는 사람들의 놀이이지요
일분일초를 죽음과 마주하고 있는 소녀의 심정을 생각하며
가브리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