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계동성당 게시판
그래도 물어 봐야 한다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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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공개 2002-07-26 ㅣ No.4479
"그래도 물어 봐야 한다우." -[진흙 인형의 탄식]에서-
어느 날 현자가 나무 아래 단정히 앉아 마음을 가라앉히고 선정에 들었다. 문득 귓전에 들려오는 울부짖는 소리를 듣고 두 눈을 뜨고 보니 두 농부가 살찐 돼지를 운반하고 있는 중이었다.
현자가 물었다. "당신들이 가지고 가는 건 무엇이오?"
농부가 웃으면서 되물었다. "현자의 지혜는 끝이 없다고 하던데 돼지도 모르신단 말씀입니까?"
현자는 합장하고 정색하며 말했다. "알아도 물어 봐야 한다오."
이 이야기는 선종 어록인 [오등회원(五燈會元)]에 나오는데, 수행을 통해 부처를 배우는 전형적인 이야기로 전해 내려오는 것이다.
현자가 돼지조차 알지 못했는가? 알고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이 이야기로 최소한 두 가지를 생각 해 볼 수 있다.
첫째, "현자는 사람인가, 신인가?" 현자가 많은 지혜를 가지고 있다고 하지만 상식이 모자라 돼지를 못 알아볼 수도 있다.
둘째 "알지만 물어 봐야 한다"는 이 구절이 아주 의미가 있다. 사람이 사물에 대해 아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 따라서 이미 알고 있는 것이라도 실제로는 객관과 부합하지 않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누구든’묻는 걸 부끄러워 하지 않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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