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곡동성당 게시판

내가 보았던 죽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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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하영 [oteresa] 쪽지 캡슐

1999-11-15 ㅣ No.421

친한 친구 아버지가  돌아가셔서 이틀밤을 세우고 화장터 같다가 청련사 절에 같다가 마지막으로 그 친구집에서 놀다가 집에 가는 길이다.

정말 피곤하다. 다들 초쵀하지만 모두들 내가 제일 불쌍해 보인다고들 하니

그 이유는 몰라도 멀쩡해 보이지는 않는 것 같다.

아직 죽음은 너무 낯설다. 그 큰 슬픔을 연속되는 시간 속에서

맞딱뜨려 지내는 것은 극도의 긴장감과 생경함 경직됨으로

정신과 육체의 모든 진을 빼내는 일이었다.

담담함과 비통함의 극과극을 교차하는 감정들 그 안에서 드는 많은 생각들

(상관없는 일들까지) 그런 과정을 계속 겪다보니 길지않은 순간이었지만

그나마 죽음에 적응되는 느낌이었다. 그렇게 되도록 하기위해 그 많은

장례절차들이 필요한 것 같았다.

친구가 잘 견뎌주어서 다행이었고, 내가 곁에 있을 수 있어서 그나마 감사했다.

친구는 마지막 순간에 자신의 잘못들에대해(크던 작던) 너무나 처절하게 후회하며 오열했다. 그 모습이 우리를 가장 슬프게 했다.

이제는 더이상 극에 달하는 슬픔을 견딜 수 없을 것 같은 상태에 왔을때 모든 과정은 끝나갔고 살아있는 사람들의 앞으로 계속되야 할 일상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정작 내가 맞이할때는 어떨지 모르겠지만  삶의 흐름속에 너무나 미약한 인간의 모습을 보았고, 삶의 무게를 받아들이는 자세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살아가면서 계속 느껴질 아버지의 빈자리를 친구가 잘 이겨내 주었으면하고 기도해야겠다.

마지막으로 끊이지 않고 든 생각은 부모님 살아계실때 잘 해야지 하는 것이었다.

죽음으로 모든게 덮여지기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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