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곡동성당 게시판

겨울 나무의 말

인쇄

지인희 [jifuco] 쪽지 캡슐

1999-12-10 ㅣ No.594

아침엔 항상 희망과 소원의 기도가 앞서고 저녁엔 언제나 반성과 참회의 기도로 무릎을

꿇게되는가? 그런 아침과 저녁의 통념과 상관없이 우리는 항상 사랑에 목말라하고 빛쪽으로 발걸음이 빠라진다. 칠흑의밤 ,혹한의 겨울에도 불빛 밝은 창이있고 따뜻한 손잡을수 있는 다정한 이웃이 있다면, 그리고 간구하는 기도의 방이 있다면, 잎다떨구고 서 있는 가로수에 내 따뜻한 손을 살며시 대어본다. 그리고 귀 기울여 겨울 나무의 말을 엿듣는다.........

 

 

 

      

                             

 

마지막의 의미, 그거룩함

김여정

 

 

한 해의 마지막달이다.

천년의 마지막달이다

겨울 나무에 마지막 잎새 하나

십자고상처럼 목고개를 늘어뜨리고 있다.

 

핏빛 노을이 배경으로 깔리고

코먹은 바람소리 배경음으로 들리는 가운데

삭은 죄의뼈가 모래무덤을 이루었으나

그대여 !결코 절망해선 안돼.

 

마지막 계절은

비록 아픈 회한의 낙엽 뒹굴고있는

가난한 우리 영혼의 뜨락이지만

그대와 나의 가슴에

사랑의 촛불이 불타오르고

헛된 욕망 다 떨구어내고 무거운 죄의 옷 훌훌 벗어던진

겨울나무 그 당당한 고통의 진정성 앞에서

빈손으로 빈마음으로 시린 무릎 꿇고

서로를 위한 진실된 기도를드릴수 있으므로.

그 기도의 창 가까이의 어둠 저편에서

새 빛 무리가 새 지평을 열어오고 있으므로

 

 

 

 

 

 



28 0

추천 반대(0)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