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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꿉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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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미 [anna0070] 쪽지 캡슐

2000-08-18 ㅣ No.4577

그 옛날 빨간 벽돌을 빻아 고춧가루를 만들고,

 

푸른 잔디를 장난감칼로 썰어서,

 

길가에 고인 빗물을 병뚜껑으로 떠다가,

 

적당하게 버무리고 나서는 김치라고 했었지.

 

그때 소꿉장난의 상대가 누구였는지,

 

이제 기억도 나지 않지만...

                         

그 옛날 머리긴 마론인형에 이옷저옷 입히며,

 

장난간 쌓아논 곳을 파티장이라고 했었지.

 

그떄 내 인형의 왕자님을 갖고 있던

 

친구의 이름도 생각나지 않지만..

                           

그 옛날 저녁먹을 때쯤 내린 눈이

 

소복히 쌓여 반짝거리면 우루루나와

 

눈사람 만들어 친구삼고,

 

눈싸움하며 얼은손 옷속에 넣고,

 

내일아침을 약속했었지.

 

지금은 그 골목친구들 얼굴도 가물가물하지만..

                                    

 

 

나의 기억속에..나의 시간속에 영원할꺼라

 

생각했던 친구들이 이제 추억으로..

 

이름조차..얼굴조차 가물가물할줄 알았다면..

 

그때 조금만 덜 싸우고 조금만 더 아껴줄것을..

 

이젠...

 

후회해도 소용없는 옛이야기가 되고 말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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