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농동성당 게시판

[퍼옴]어머니의 한쪽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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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상규 [sang1127] 쪽지 캡슐

2000-07-07 ㅣ No.1361

             어머니의 한쪽 눈

 

어머니와 단둘이 사는 청년이 있었다. 그런데 어느 날 청년은 외출에서 돌아

오다가 뜻하지 않게 교통사고를 당했다. 소식을 듣고 몹시 놀란 어머니가 가

슴 조이며 병원에 달려갔지만, 불행히도 청년은 이미 두 눈을 실명하고 말았

다. 멀쩡하던 두 눈을 순식간에 잃어버린 청년은 깊은 절망에 빠져 자신에게

닥친 상황을 받아들이려 하지 않았다.

그는 어느 누구와도 말 한마디 하지 않고 마음의 문을 철저하게 닫은 채 우울

하게 지냈다. 바로 곁에서 그 모습을 말없이 지켜보는 어머니의 가슴은 말할

수 없이 아팠다.

그렇게 지내던 어느 날, 청년에게 기쁜 소식이 전해졌다. 이름을 밝히지 않

은 누군가가 그에게 한쪽 눈을 기증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깊은 절망감에

빠져 있던 그는 그 사실조차 기쁘게 받아들이지 못했다.

결국 어머니의 간곡한 부탁으로 한쪽 눈 이식 수술을 미친 청년은 한동안 붕

대로 눈을 가리고 있어야 했다. 그때도 청년은 자신을 간호하는 어머니에게

앞으로 어떻게 애꾸눈으로 살아가냐며 투정을 부렸다. 하지만 어머니는 청년

의 말을 묵묵히 듣고만 있었다.

꽤 시간이 지나 드디어 청년은 붕대를 풀게 되었다. 그런데 붕대를 모두 풀

고 앞을 본 수간 청년의 눈에서 굵은 눈물 방울이 떨어지고 말았다. 그의 앞

에는 한쪽 눈만을 가진 어머니가 애틋한 표정으로 아들을 바라보고 있었던 것

이다.

"두 눈을 다 주고 싶었지만, 그러면 네게 장님 몸뚱이가 짐이 될 것 같아

서..."

어머니는 끝내 말을 다 잇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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