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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상이에게... 성탄절이야기 네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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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민수 [piazzang] 쪽지 캡슐

1999-12-04 ㅣ No.537

오래 기다리셨나요?

뷰바 이야기 계속할께요.

 

 

 

키 큰 천사 뷰바 -2

 

  한편 아론은 개와 함께 양떼들 사이에 있었지. 그런데 갑자기 개가 공중을 쳐다보며 사납게 짖어대기 시작했단다. 아론이 보니, 개는 공중에 떠서 내려오는 뷰바의 카우보이 구두를 쳐다보고 짖어대는 거였어. 아론은 너무 놀라서 꼼짝도 할 수 없었지.

 「얘, 그 개를 꽉 잡아!」

  뷰바는 개한테 물릴까 봐 겁이 나서 소리쳤단다. 개한테 발꿈치를 물린 최초의 천사가 되고 싶지는 않았던 거야. 아론은 꼼짝도 않고 그 거대한 괴물이 공중에서 땅으로 내려서는 것을 지켜보고 있었지. 달아나야 할지, 덤벼들어야 할지 판단할 수 없었던 거야. 발이 땅에 달라붙은 것처럼 움직일 수가 없었지. 그렇지만 개 목걸이는 손으로 꽉 잡고 있었단다.

 「나를 해치려 든다면 당장 이 개를 풀어놓을 거예요. 이 개는 아주 사납다구요.」

  아론은 날개 달린 괴물에게 큰소리를 쳤지. 그러자 뷰바는 하늘을 쳐다보며 한바탕 투덜거렸어.

 「체, 아이와 개라니. 대장이 나한테 정말 이럴 수가 있는 거야?」

  그는 아론을 지겹다는 듯이 바라보았어.

 「그 개를 꼭 붙잡고 내 얘기를 잘 들어. 난 빨리 일을 끝내 버리고 싶으니까. 내 이름은 뷰바, 텍사스에서 날아왔어. 이것들은 구두와 박차야. 더 이상 알려고 하지마. 메시지 내용이나 잘 들으란 말이야. 내가 너희를 위하여 새로 태어난‥‥‥‥」

 「약간 늦었군요. 난 이미 알고 있다구요.」

 「뭐, 뭐라구? 니가 그걸 우째 알았단 말이냐?」

 「방금 아기양을 낳는 걸 내가 옆에서 도와준걸요.」

  뷰바는 어둠 속께서 울고 있는 작은 새끼양을 보았단다.

 「정말 귀엽구나, 얘야. 하지만 내가 얘기하려는 건 그게 아니란다. 네 여동생한테는 벌써 알려 주었지만‥‥‥‥」

 「아이쿠, 맙소사!」

  아론은 비명을 질렀어.

 「카린을 깜박 잊고 있었어요! 빨리 모닥불 곁으로 가봐야겠어요.」

 「잠깐만, 얘야. 내가 한번 살펴보마.」

  뷰바는 하늘 높이 날아가서 살펴본 뒤에 다시 땅으로 내려와서 말했단다.

 「문제가 생겼구나, 얘야. 카린이 사라졌어. 그렇지만 돌멩이로 간 방향을 표시해 놓았으니, 곧 찾을 수 있을 거야. 베들레헴 쪽으로 간 것 같구나.」

  아론은 머리를 두 손으로 싸쥐며 바위에 털썩 주저앉았지  개도 아론의 마음을 아는 듯, 혀로 그의 얼굴을 핥으며 위로했단다.

 「난 이제 죽었어요. 엄마 아빠가 아시면 날 죽이려고 할 거예요.」

  뷰바는 절망한 소년을 바라보며 말했지.

 「우리 대장도 내가 임무를 다하지 않은 걸 알면 날 클리블랜드로 내쫓아 버릴 거야. 이걸 어떻게 한다? 좋아, 개한테 양들을 잘 지키라고 하렴. 나랑 함께 카린을 찾아보자.」

  천사는 아론의 손을 잡으며 말했단다.

  잠시 후 뷰바와 아론은 함께 하늘을 날고 있었단다. 커다란 달이 밤 풍경을 밝혀 주고 있었고 유난히 크고 밝은 별이 마을 한구석 위에 떠 있었단다.          「저렇게 큰 별은 처음 보았어요!」

  아론은 그 별을 손으로 가리키며 감탄을 했지.

 「앞으로도 저렇게 큰 별은 볼 수 없을 게다.」

  뷰바가 대꾸했단다.

 「구세주 예수가 잠자고 있는 마구간을 비춰 주는 별이란다.」

 「맞아요, 뷰바! 저기로 내려가요. 카린은 저기에 있을 거예요. 틀림 없다구요!」

 「좋아. 네 말이 아마 맞을 거야.」

  둘은 천천히 베들레헴의 마구간 위로 내려가기 시작했단다.

 「카린이 보이지 않는데.」

 「땅으로 내려가서 마구간 안을 들여다봐요. 틀림없이 카린이 그 안에 있을 거예요.」

  그들은 마구간 바깥에 살짝 내라서 조심스럽게 문을 열었지. 마구간 안쪽에는 건초를 따뜻하게 하려고 동물들이 모여 있었단다. 그리고 카린은 아기 당나귀 등에 머리를 기대고 졸고 있었지. 카린이 덮고 있던 낡은 담요는 아기 예수를 따뜻하게 감싸주고 있었단다. 아론은 카린 곁으로 다가가서 동생을 팔로 감싸 안았단다. 그러자 카린이 눈을 반짝 뜨고는 오빠에게 말하는 거야.

 「아기는 담요가 없었어. 그래서 내 것을 준거야.」

  그러자 뷰바가 아론 대신에 카린을 칭찬해 주었단다.

 「아주 착한 일을 한 거야, 로마 숙녀님. 그렇지만 이젠 집으로 돌아가야 해. 엄마 아빠가 너를 몹시 찾고 있을 테니깐.」

 「오, 아니에요, 뷰바. 엄마 아빠는 아침 까진 돌아오시지 않아요.」

  아론이 얼른 말했지.

 「내 말을 믿으렴, 얘야. 엄마 아빠는 오늘밤 집으로 돌아오신 단다.」

  카린이 뷰바를 쳐다보며 물었단다.

 「그걸 어떻게 아세요?」

 「난 천사잖아. 그런 걸 아는 것이 내 직업이란다.」

  뷰바는 두 아이를 양팔로 안고는 마구간 안에 있는 부부와 아기 예수에게 윙크를 한 뒤 공중으로 날아올랐단다.

  달을 등뒤로 하고 하늘을 가로질러 날으면서, 아론은 뷰바에게 물었단다.

 「왜 그 아기를 구세주라고 하는 거죠, 뷰바?」

  뷰바는 잠시 망설이다가 대답했지.

 「우리 자신보다 우리를 더 사랑하구 우리 자신보다 우리를 더 많이 용서하기 위해서 이 세상에 태어난 아이이기 때문이란다.」

  뷰바는 카린이 머리를 끄덕이는걸 보고는 다시 말을 계속했지.

 「그 아기는 우리에게 힘을 주고, 우리의 허물을 용서해 주고, 우리를 통해서 이 세상을 변화시키기 위해서 이 땅에 내려온 거란다.」

  아론은 아득하게 보이는 마구간을 돌아보며 말했지.

 「에이, 나도 그를 도울 수 있으면 좋겠는데.」

 「도울 수 있구말구, 아론. 서로를 사랑하면 되는 거란다.」

  뷰바는 두 아이를 꼭 껴안으며 말했쥐.

  그들은 모닥불이 있는 곳으로 내려오면서 침묵에 빠져 들었단다. 이젠 헤어져야 할 시간이 가까워졌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지.

  뷰바가 언덕 아래를 내려다보며 말했어.

 「자, 이젠 헤어질 시간이 되었다. 내가 한 말들을 잊지 말고 엄마 아빠한테 잘 말씀드려야 한다. 이제 곧 이리로 오실 거야.」

  뷰바는 다시 하늘로 날아올랐단다. 아론과 카린은 천사가 보이지 않을 때까지 손을 흔들어 주었지. 그때 정말 엄마와 아빠가 나타나셨단다. 아빠는 아론이 어미양을 도와 낳은 새끼양을 가슴에 안고 계셨지.

 「엄마! 아빠!」

  두 아이는 반가움에 소리를 질렀단다.

 「우린 천사와 함께 베들레헴에 갔었어요! 카린은 아기 예수에게 담요를 선사했구요!」

  엄마와 아빠는 처음엔 멍한 표정으로 아이들의 얘기를 듣고 계셨지. 그러다가 모닥불 주위에 앉아서 흥분한 아이들의 이야기를 처음부터 자세히 들었단다. 그리고는 아이들을 가슴에 안고는 감사의 기도를 올리기 시작했지. 어떤 일이 있었든, 아이들이 무사한 것이 고마웠으니까. 그들은 아이들을 담요로 덮어 주며 이제 그만 자라고 했단다. 아론은 졸리는 것을 참으며 옆에 누운 카린의 옆구리를 찔렀지.

 「새로 태어난 새끼양을 무어라고 부르면 좋을까?」

  카린은 한참 동안 생각하더니, 졸리운 목소리로 대답했단다.

 「텍사스.」

  아이들의 말을 듣고 있던 아빠가 물었단다.

 「왜 하필이면 텍사스야?」

  하늘에 떠 있는 거대한 별 앞으로 조그마한 점 하나가 지나갔단다. 아이들은 멀리서 들려 오는 날개 치는 소리를 분명히 들을 수 있었지. 그때 카린이 대답했단다.

 「아직 세워지지 않았으니까요.」

 

  그래서 크리스마스 트리 꼭대기에 있는 천사는 언제나 작은 구두를 신고 있는 거란다. 예수 탄생의 기쁜 소식을 목동들에게 알린 뷰바를 기억하기 위해서지.

 

 

반응이 예전갖지 않네여.

이젠 재미 없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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