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의 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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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효순 [eq99] 쪽지 캡슐

2000-05-08 ㅣ No.1489

 

그것은 살아 있는 사람의 얼굴 빛이 아니었습니다.

 

황달로 인해 노랗고 검게 변한 그 분의 모습은

 

속절없이 지켜 볼 수 밖에 없는 그 분의 어머님

 

아픈 자식 앞에서 눈물을 보이지 않으려 애쓰시는 모습은

 

저를 더욱 가슴 아프게 했습니다.

 

나이 드신 부모님이 가시든, 이렇게 자식이 병들어 가든

 

이별의 시간이 오는데 ......

 

백년도 못 살면서 부질없이 천년의 계획을 세우다

 

베풀어야 할 때를 놓치고 해야 할 때를 놓치고 말게 되는 우리들

 

 

 

아픔으로 사경을 헤매는 시숙님, 그 옆에서 간호를 하는 형님.

 

그동안 다소의 짜증을 낸 것이 어찌 가슴이 아픈지.

 

지난 토요일 오후 시댁과 친정을 다녀오면서 많은 생각으로

 

머리가 혼란스러웠습니다.

 

"부모 죽어 무덤에서 울지 말고 한 번 더 와 보거라."

 

하시는 아버님의 말씀. 오늘 더 가슴에 와 닿습니다.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내가 가지고 있는 소유물이 아니라

 

자기 자신이 누구인가를 아는 것이라고 헬리 니어링은 자신의

 

자서전에서 말한 적이 있습니다. 그것이 인생에 있어서 본질을

 

이루는 요소가 된다고요. 그리고 목적이 있는 마무리에는 희망이

 

있다고 말합니다.

 

 

삶이 죽음을 향한 순례라고 생각할 때 그 삶이 더 소중할 것 같습니다.

 

아무렇게 살아 버릴 수 없을 것 같은......

 

 매일 스치는 사람들, 내 주변의 사람들, 모두가 얼마나 소중한 인연들

 

인가 오늘 그냥 지나치고 간과해 버린 일들 더욱 마음이 아려옵니다.

 

 

순간 순간 내 안에서 꿈툴 거리고 있는 수 많은 욕구들.

 

베풀어야 할 순간, 그 때를 놓치지 않으려면 그리고 후회하지 않으려면

 

자신을 버려야 겠는데, 그리고 여러번 죽어야 하는데

 

오늘 저 다시 태어나렵니다.  그리고 후회하는 삶을 살지 않으려

 

오늘을, 이 순간을 소중하게 살겁니다.

 

                                       조 자네트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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