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남터성당 게시판
작은 새의 사랑 이야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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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개를 꺾어버리려 했습니다. 하늘은 저리도 푸르고 높은데 둔하고 무거운 이몸에 견주면 너무도 보잘 것 없이 작기에 다시 퍼덕거려보기엔 너무 상처입었기에 차라리 눈을 감아버리자고 날개를 꺾어버리자고 했습니다.
그대였습니다. 단벌 옷을 벗어 상처를 매주고 고개들어 다시 하늘을 보라고 작은 날개 북돋워 날개짓하게 한 것은 다름아닌 그대였습니다.
울었습니다. 서투른 날개짓으로 날아다니다 다른 나무 가시에 찔려 상처입고 돌아와 그대 어깨에 기대 울었습니다.
그 땐 몰랐습니다. 그 요란한 들썩거림이 나의 울음만이 아니었음을 상처입은 나를 보며 더 큰 상처입은 그대의 슬픈 몸부림도 있었음을 그 땐 정말 몰랐습니다.
이젠 울지 않으렵니다. 혼자 울다 그 눈물에 온몸이 녹아내리더라도 다시는 나로 인해 그대가 아프지 않도록 이젠 그대 어깨에 기대 울지 않으렵니다.
비록 지금 우리 서로 다른 이를 향해 있더라도 서로의 웃음이 서로의 행복임을 서로의 눈물은 더 큰 아픔임을 알기에 아무리 아파도 그대 가지에서 울지 않고 밝은 미소로 그대를 밝히는 것 이것만이 그대를 위해 해줄 수 있는 제 작은 사랑의 몸짓입니다. |